▲ 지난 13일 삼정중학교 유도부 연습실에 유도부 선수들이 모여 있다. 박성남 코치(사진 왼쪽)와 신성우 감독(사진 오른쪽)도 선수들과 함께 사진촬영에 임했다.
1994년 학교 개교하는 해 창단
12명 선수 이른 아침부터 구슬땀
유도부 창단 김영학 감독 내년 복귀
제2 전성기를 꿈꾸며 훈련에 매진

아직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은 이른 아침, 김해삼정중학교(교장 조극래)에서 울려퍼지는 우렁찬 기합소리가 아침을 깨운다. 운동장까지 들리는 기합소리를 따라 들어간 곳은 이 학교 건물 지하. 지하에는 삼정중학교 유도부 연습실이 있다.
 
철문을 열고 들어간 연습실 안은 열기가 후끈하다. 유도부 선수 12명이 유도연습을 하고 있는데, 우렁찬 기합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 정도다. 매트 위에 두 줄로 서서 낙법훈련을 하는 선수들의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혀있다.
 
선수들은 오전 6시 반부터 오전연습을 시작해, 8시에 훈련을 마친다. 이후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연습실 안에서 먹은 뒤 각자의 교실로 향한다. 삼정중학교 유도부 박성남(32) 코치도 선수들과 함께 연습실에서 아침을 먹는다. 미처 도시락을 못 챙긴 선수에겐 자신의 밥을 나눠주기까지 한다.
 
박 코치는 이 학교 출신으로 삼정중 유도부 1기다. 선수들은 제자이기 전에 학교 후배인 셈이다. 그만큼 선수들에 대한 애착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박 코치는 "삼정중학교 유도부는 클럽활동 개념으로 만들어졌다가 이후 교기로 지정됐다. 나는 삼정중학교 입학과 동시에 김영학(55·현 경남체고 유도부감독) 감독님을 만나 유도에 입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해삼정중학교 유도부는 1994년 이 학교가 개교하는 해에 창단됐다. 유도부를 창단한 사람은 김영학 감독이다. 박 코치는 "당시 교기가 없었던 삼정중학교에 유도부를 설립하고자 김영학 감독이 당시 교장선생님과 학부모를 설득하고, 학생들에게 이론과 실전훈련을 충실하게 지도하는 등 남다른 노력을 했다"며 스승의 업적을 설명했다.
 
현재 삼정중학교 유도부 선수들은 총 12명(3학년 2명, 2학년 2명, 1학년 8명)이다. 이중에는 여자선수도 3명이 있다. 내년에 2명의 학생이 학교를졸업하지만, 활천초등학교 유도부 선수 2명이 삼정중학교에 입학해 유도부에 입단할 예정이다.
 
박 코치는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인성과 예의를 가장 중요시 여긴다고 했다. 이는 김영학 감독으로부터 몸소 배운 교육 철학이기도 하다. 박 코치는 "예의로 시작해서 예의로 끝나는 운동이 바로 유도"라며 "선후배간에도 엄격히 위계질서를 지키라고 선수들에게 충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삼정중학교 유도는 남자부보다 여자부에서 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여자부 단체의 경우 '2008년 탐라기', '2008년 하계전국중고연맹전', '2009년 회장기전국대회', '2009년 춘계전국중고연맹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2009년 6월에 열렸던 '제38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는 이 학교 선수 8명이 출전해 7명이 메달을 땄다. 하지만 은메달 4개, 동메달 3개로 금메달이 없었다. 1등에만 초점이 맞춰진 현실에서 금메달이 없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하지만 박 코치는 이 결과가 1명이 여러 개의 금메달을 딴 것 이상으로 의미있는 성적이었다고 자부하고 있다. 박 코치는 "금메달은 없었지만, 우리 유도부가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모든 선수의 기량을 고르게 상승시켰다는 점을 이 대회를 통해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15년 동안이나 유도부의 감독을 맡았던 김영학 감독이 경남체고 유도부로 간 시기는 2009년이었다. 2010년 경남체고로 진학한 선수들을 계속 맡아 키워보겠다는 김 감독의 의지는 강했다. 실제 삼정중학교 유도부 출신인 배슬비(18·경남체고)는 경남체고 진학 후에도 김 감독의 가르침을 받아, 지난해 유소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내년부터 실업 유도팀에서 활약할 배 선수는 2016년 올림픽 여자유도 유망주로 거론되고 있을 정도다.
 
요즘 삼정중학교 유도부 선수들의 마음은 어느 때보다 들떠 있다. 경남체고에서 훌륭한 선수를 길러낸 김영학 감독이 내년에 다시 삼정중학교 유도부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박 코치도 "김 감독님이 돌아오면 아마 삼정중학교 유도부가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오후 4시, 수업을 마친 선수들이 오후 훈련을 위해 가볍게 몸을 풀었다. 기초체력훈련을 주로 하는 오전 훈련과는 달리 선수들은 오후 훈련에서 기술습득훈련, 자유대련 등도 병행한다. 오후 훈련은 오후 7시 반까지 이어졌다. 어린선수들의 우렁찬 기합소리가 또 다시 빈 학교에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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