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동광초등학교는 114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지난 세월동안 수많은 인재를 배출하며, 김해 교육의 선도 구실을 해왔다.  사진/ 박나래 skfoqkr@
교사 지도 방과후 '오후 공부방' 공동체의식 기르는 '가족 등반'
지역사회 연계 'JFC 축구 동아리' 월 1회 교내외 지역봉사활동 등
4년 연속 100대 교육과정 우수 올해 대안교육 연구학교 선정
학생·교사들 "114년 전통의 힘"

고종은 1897년에 대한제국을 국내외에 선포했다. 김해동광초등학교는 이듬해인 1898년 2월에 문을 열었다. 무려 114년 전에 김해의 교육이 그 첫 장을 열어젖힌 것이다.
 
김해동광초등은 김해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초등학교이다. 2012년 현재 104회 졸업식을 통해 2만 6천262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지난 9월 부임한 화성원 교장은 "114년의 역사와 명성에 누가 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책임감과 함께 학교의 위상에 대해 긍지를 느꼈다"며 "동광초등이 그동안 지역 교육에서 수행해 온 역할과 의미를 생각한다면, 아예 '김해초등학교'라 불러도 무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114년의 역사를 웅변하는 현상 중 하나는 동문가족이 많다는 것이다. <김해뉴스>는 2011년 기획기사 '줌인'에서 이 학교를 다룬 바 있는데, 3대째 이 학교에 다니고 있는 동문 26가족을 확인한 바 있다. (2011년 6월 1일자 '줌인' 참조)
 
학교 정문 앞에 이르자, 입구 오른편으로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보인다. 이 은행나무의 수령도 100년이 넘는다. 학교 본관 앞에도 수령이 오래된 나무들이 적지 않다. 나무 그늘 아래에는 벤치들이 놓여 있다. 녹음 짙은 여름에는 이 그늘이 학생들의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한다.
 
김해동광초등은 맞춤형 교육활동 프로그램인 '행복학교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학습·문화·심리·심성·복지 영역으로 나뉘어져 각각 시행된다.
 
학습영역으로는 '오후 공부방'이 있다. 집에서 공부를 도와 줄 사람이 없거나, 학원에 다니기 어려운 상황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방과 후에 여는 공부방이다. 1일 2시간씩, 주 4회 국어와 수학을 학년별 교사들이 직접 지도한다.
 
다양한 분야의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문화영역 프로그램 중에서는 '김해동광가족 한마음 등반대회'의 인기가 높다. 올해 학생·학부모·교사가 다함께 만장대를 올랐을 때는, 성취감과 함께 든든한 공동체의식을 만끽하기도 했다.
 
지역사회와 연계하여 운영하는 'JFC 축구 동아리'는 학교 운동장과 인근 축구장을 이용하는데, 학생들이 학업의 부담에서 벗어나 마음껏 달려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친구들과 함께 땀을 흘리며 축구 기술을 배우는 동안 체력은 물론, 자존감과 협동심도 배양된다.
 
학생들은 행복학교 프로젝트의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여러 가지 혜택을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봉사에 나서기도 한다. 프로그램 집중 지원 대상 학생들은 월 1회 교내외 지역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하며, 자신이 받은 사랑을 이웃에게 환원하는 법을 배우고 실천한다.
 

▲ 개교 100주년 기념비 앞에서 화성원 교장을 사이에 두고 선 이용우 어린이회장과 정다운 부회장.
이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실시해온 김해동광초등은 4년 연속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경남, 2009~2012)로 선정되었다. 올해에는 경남도 지정 대안교육연구학교(시범)로 선정되기도 했다.
 
학교의 연륜만큼이나, 교육 프로그램 연구와 시행도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래서인지 학생들의 자부심도 남다르다. 이용우(6년) 어린이회장은 "우리 학교에는 취미, 활동, 특기를 키울 수 있는 '꿈을 위한 학습장'이 있다. 2교시와 3교시 사이의 쉬는 시간 30분 동안 반마다 주제를 달리 한 동아리 활동시간이 재미있다"고 설명했다.
 
이용우 회장은 "우리 반은 장기를 두는데, 학교에서 배운 실력으로 집에서 아빠와 장기를 두면 내가 이길 때도 있다"고 자랑했다.
 
정다운(6년) 부회장은 "우리 학교 학생들은 봉사활동에 적극적이다. 얼마 전에는 전교생이 라면을 들고 와 불우이웃 돕기에 나선 적이 있고, 4학년 학생이 큰 수술을 앞두고 있어 모금 운동도 했다"고 전했다. 두 학생은 "우리가 학교에서 안전하게 놀고 공부할 수 있도록 항상 신경 써주는 경비 아저씨도 고맙다"는 말도 했는데, 말리지 않으면 끝도 없이 학교 자랑을 늘어놓을 기세였다.
 
화성원 교장과 어린이회장·부회장은 학교 뒷동산에 세워진 '개교 100주년' 기념비로 기자를 안내했다. 몇 년 전 100주년 기념행사를 하면서 동문들이 기금을 모아 세웠다. 전국 각지에서, 김해 곳곳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동문들이 후배들에게 전하는 '김해동광초등학교'의 자부심이 비석으로 우뚝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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