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고사가 끝난 고등학교 야간 자율학습 시간. 감독교사의 눈치를 보며 잡담을 하거나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학생이 쉽게 눈에 띈다. 시험과 상관없이 자기 주도적으로 공부하는 학생은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선생님한테 배우면서 왜 누구는 공부를 즐기면서 하고, 대부분의 다른 아이들은 그렇지 못한 것일까? 고민을 하던 중 '자기주도학습'에 주목하게 되었고 <공부 감성>이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자기주도학습'이란 학습자가 스스로 학습목표를 정하여 자신에게 적합한 학습전략을 세우고 이를 시행하면서 학습결과를 평가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이는 학원이나 과외에서 가르치는대로 따라가는 공부가 아니라,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알아가면서 공부의 즐거움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 때, 공부를 지속하게 하는 공부의 즐거움이 바로 '공부 감성'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상위 1%에 속하는 학생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공부 감성 4가지'를 소개하면서 이러한 공부 감성을 높일 수 있는 부모의 역할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공부하면서 느끼는 기쁨의 정도인 '공부 희열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한 분야를 깊이 파고들어 완전히 아는 기쁨을 맛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양보다 질'이라는 생각을 부모가 먼저 가져야 한다. 아이가 공부할 때, "몇 쪽까지 풀었어?" "다 풀었어?" "오늘 몇 시간 공부했어?"라고 하기 보다는 "오늘 새롭게 알게 된 건 무엇이니?" "선생님께 무엇을 질문했니?"라고 물어 아이의 공부의 질을 높여야 한다.

자신이 설정한 공부 목표를 반드시 성취하겠다는 의지가 높은 아이들은 대부분 자존감이 높다. 시험 결과는 자신의 노력에 달려 있으며, 열심히 공부하면 성적도 오를 것이라고 확신한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에게 끊임없는 신뢰를 보이며 믿음으로 아이에게 권한을 주어 맡겨야 한다. 그 과정에서 자녀의 작은 노력과 변화에 주목하고 칭찬을 해줌으로써 '넌 할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심어 주어 아이가 성취감을 맛보게 한다.

자신이 하는 공부가 미래와 연결되어 있다는 믿음이 '공부 미래 확신도'이다. 이를 위해서는 꿈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것도 필요하다. 목표가 있어도 그 과정을 모르면 공부 미래 확신도가 올라가지 않는다. '어떻게 할 건데?'라는 말로 아이가 스스로 현재 상태를 바라보게 하고, 구체적으로 목표를 이루어가는 과정을 생각하도록 도와주면 된다. 그 방법으로 '인생 시나리오'나 '인생 로드맵'을 작성해 보게 하는 것도 좋다.

'시험 대응도'는 시험이 자신을 괴롭히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을 성장시켜 준다는 믿음을 말한다. 시험 대응도가 높은 최상위권 학생들이 그동안 해온 공부를 점검해 보기 위해 시험을 보는 반면, 중상·중하위권 학생들은 오로지 시험 결과만을 위한 공부를 한다.

그러므로 부모는 결과에 대해 부담을 주지 말고, 자녀의 공부 과정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면 아이는 시험 기간에 시험만을 위해 공부하는 것이 아니고 진짜 실력을 위해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시험에 대한 불안 없이 공부하고 시험을 치를 수 있을 것이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공부 감성>은, 자녀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높이고 싶은데 그 방법을 모르는 부모에게 추천해 주고픈 책이다.


Who >> 정혜란
부산대 사학과와 부산대 교육대학원 졸업하고 경남지역에서 역사교사로 재직 중이다. 김해교회 역사위원회에서 교회의 역사와 김해근대사를 연구하며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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