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용스윗닷홈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이재수 · 부녀회 회장 배순희 씨.
텃밭 가꿔 함께 어울릴 생각에 뿌듯
없어졌던 부녀회 다시 만들어 즐겁게 봉사

쌍용스윗닷홈 아파트는 외동 임호산 입구에 있다. 440가구 9개 동에 1천600여 명이 살고 있다. 입주자대표회의 이재수(62·사진 왼쪽) 회장과 부녀회 배순희(여·61) 회장은 멋진 환경을 가진 중소규모 단지라 주민들이 가족처럼 지낸다며 뿌듯해 했다. 입주자회나 부녀회 구성원들이 서로 잘 알고 지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일을 잘 진행할 수 있다고 했다.
 
얼마 전까지 쌍용아파트 옆에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공터가 있었다. 이곳에 화물차가 여러 대 주차되곤 해서 어수선하고 먼지도 날렸다. 그래서 입주자회와 부녀회가 뜻을 모아 아름다운 코스모스 꽃밭을 만들기로 했다. 배순희 회장은 "해보니까 계속 풀 뽑고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더라고요. 그래도 가을이 되면 멋진 꽃밭에 놀러 오겠다고 굳은 결심을 하고 관리를 했는데 태풍 '볼라벤'이 오는 바람에 엉망이 돼버렸어요"라며 씁쓸해 했다.
 
꽃밭을 만들려던 계획이 틀어졌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입주자회와 부녀회 사람들은 아파트 주민들이 직접 텃밭을 가꾸도록 하자고 뜻을 모았다. 텃밭을 가꾼다니까 처음에는 땅 주인이 내켜하지 않았지만, 언제든 필요할 때 비워주겠다고 설득해 결국 허락을 얻어냈다. 주민 56명이 텃밭을 가꾸겠다고 나서는 바람에 추첨을 해서 23명을 선정했다. 탈락자 중에는 이재수 입주자회장도 있다. 이재수 회장은 "입주자 대표지만 다른 주민과 함께 공정한 추첨을 했는데 아쉽게도 당첨이 안 됐다"며 "내년에는 갖가지 채소를 같이 기르고 서로 나눠 먹는 다정한 광경이 벌어지게 된다. 상상만 해도 즐겁다"고 웃었다.
 
부녀회도 분위기 좋은 아파트를 만들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배순희 회장은 요즘 아파트마다 부녀회 단합이 잘 안 된다. 우리도 부녀회가 사라졌는데 지난해 11월에 15명이 모여 다시 시작했다"며 "다들 친자매 같은 사이라 5월 어버이날 행사, '아나바다' 장터 같은 행사를 할 때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찬가게를 유치하려고 한다. 우리 아파트는 30대 주부가 많고 80% 이상 직장에 나가더라.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냉동탑차에 반찬을 싣고 오면 필요한 사람마다 살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수 회장도 "아직 아파트 중에서는 '쌍용 브랜드'가 약한 편이다. 다른 동네 사람들은 우리 아파트가 내외동에 있는지를 잘 모른다"며 "'쌍용스윗닷홈' LED 간판을 만들어 아파트 외벽과 단지 입구에 달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재수 회장은 "바르게 하면 잘 할 수 있다. 아는 것도 없고 경험도 부족하지만, 바르게 할 수는 있다고 생각해 입주자회 일을 시작했다"며 "개인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사업체의 이름도 10년 전 사업자등록증을 낼 때 바를 정자 '정푸드'로 정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진례면에 있는 기업체에서 식당을 운영하면서 바르게 하는 것이 잘 하는 것임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어떻게 하면 집 밥보다 더 맛있게 할까 고민했더니 자연스럽게 9년째 재입찰 없이 계약이 연장됐다"며 "직원들이 점심때 밥 빨리 먹으려고 뛰어들어올 때 가장 행복하다. 아파트 일도 바르게 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온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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