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1월 임호중학교 농구부 선수들이 코트에 모여 결의를 다지고 있다. 윗줄 가운데가 허병진 코치다. 사진제공=임호중학교
1998년 창단 … 2011년 허병진 코치 부임
좋은 선수 많이 배출 전국적 관심

1998년 창단한 임호중학교 농구부는 짧은 역사에 비해 이룬 것이 많다. 우승 기록은 많지 않지만, 좋은 선수들을 많이 배출하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아 온 것이다.
 
실제 4~5년 전까지 임호중학교 농구부 선수들은 수도권 고등학교 농구부 팀들의 스카우트 1순위였다. 기본기가 탄탄하고 개인기술이 훌륭한 선수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카우트 과열로 인해 팀 내부에 잡음이 생기면서 흔들리기 시작했고, 이내 팀은 추락했다. 그 결과 2008년 전국소년체전에서 우승했던 임호중 농구부는 2010년에 들어 한순간에 경남 하위 팀으로 전락하고 만다.
 
경남농구협회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김해동광초등학교 코치를 맡고 있던 2011년 허병진(38) 코치를 신임코치로 임명한 것이다. 허 코치는 2006년 선수 8명에 불과했던 동광초등 농구부를 KBL총재배 어린이농구큰잔치 결승까지 올린 인물이다.
 
협회는 허 코치가 현 재학생들을 동광초등학교 선수시절부터 지켜봤고, 또 본인의 연고지도 김해이기에 믿고 맡기기에 최적의 인물이라고 판단했다. 허 코치 또한 "아직 중학교팀 코치를 맡을 시기가 아니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더 이상 내 고향 팀들의 실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어렵게 결정하게 됐다"고 임호중으로 부임했던 배경을 설명했다.
 
임호중학교 농구부로 부임한 뒤, 허 코치는 난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학년 선수들이 턱없이 부족했고 저학년 선수들의 기량도 좋지 못했던 것이었다. 게다가 학교는 선수들이 '학생'이라는 점을 감안해 모든 수업에 정상적으로 출석할 것을 권고했다. 허 코치는 "훈련이 절실했지만, 방과 후 훈련시간이 부족해 쉽지 않았다"며 "결국 선수들에게 과제를 부여하고, 어떻게든 스스로 수행하게끔 유도했다"고 말했다.
 
자율성을 훈련방침으로 정하자 선수들은 점차 변하기 시작했다. 선수들은 오후 훈련에 적극적으로 임했고, 훈련이 끝난 뒤에도 개인운동에 매진했다. 선수 스스로의 선택이었다. 덕분에 와해됐던 팀 분위기도 살아나 이내 활기를 되찾았다.
 
허 코치는 김해동광초등학교 농구부 코치 시절부터 기본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한다. 허 코치는 "신체조건이 좋아도 기본기가 충분하지 않으면 선수로서 한계가 뒤따르기 마련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임호중의 훈련은 기본기가 없으면 따라가기 어려운 내용들이 많다. 공수 전술 훈련이 주를 이루는 타 학교의 농구부와는 달리, 패스와 드리블 등 기본적인 훈련이 반복된다. 체력소모도 크고 무엇보다 인내력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혹자는 전술 수행능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하지만, 허 코치는 "전술은 상급학교에서 배워도 늦지 않다"며 허 코치는 자신의 철학을 재차 강조했다.
 
올해 허 코치와 함께 했던 13명의 선수 중 한상헌(3년) 선수를 비롯한 3학년 선수 4명은 곧 경남지역 농구 명문학교로 진학을 하게 된다. 오로지 미래를 위해 기본기를 다지는데 매진했던 임호중 출신 선수들이 고교무대에서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경남농구의 자존심을 살려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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