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넛지(Nudge)'는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주의를 환기시키다'라는 뜻으로, 부드럽게 개입해 타인의 선택을 유도한다는 의미로 쓰이는 말이다.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 제목 <넛지>를 더 잘 설명해 주는 말은 부제로 달려 있는 '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이라는 문구가 아닐까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살아가면서 후회 없는 결정을 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크고 작은 실수를 반복하면서 살게 마련이고, 현명하지 못한 선택을 할 가능성도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부딪히는 다양한 선택의 경우들을 제시하며, 독자들의 마음에 '부드럽게 개입'해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특히 이 책은 일상생활에서 '넛지'를 활용하여 현명한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도록 재미난 일화들을 보여준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풀 공항의 남자 화장실 소변기에는 파리 모양의 스티커가 붙어있다. 이 아이디어를 처음 생각한 사람은 네덜란드의 설계자이며 경제학자인 아드 키붐(Aad Kieboom)이다. 그는 "파리를 본 남자들은 그것을 향해 소변을 발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소변기 안에 파리 모양의 스티커만 붙여 놓았을 뿐, 소변기 주변에 깨끗이 사용하라는 경고의 말도 파리를 겨냥하라는 부탁의 문구 한 줄 부착하지 않았다. 그러나 결과는 놀라울 정도였다. 평소 부주의한 사용자들 때문에 소변기 밖으로 튀어 나가거나 새어나가는 소변량이 80%나 줄었다. 당연히 청소용역비도 대폭 절감됐다. 넛지의 좋은 사례로 꼽을 수 있는 이야기이다.
 
넛지는 이처럼 사람들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부드럽게 유도하되, 선택의 자유는 여전히 개인에게 열려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이 책은 우리가 경험하는 다양한 오류의 유형을 제시하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문제점을 지적한다. 그것만으로도 독자들의 옆구리를 쿡 찌르며, 다른 현명한 선택으로 유도하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이 자기 스스로의 판단에 의해서 어떠한 행동을 취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가만히 돌이켜보면 대부분 자의적 결정이 아니라, 어떤 정해진 혹은 만들어진 습관으로 행동하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책은 그것을 깨우쳐 준다. 책에 소개된 수많은 사례들은 사람들의 현명한 선택과 결정에 영향을 주는 인자들을 찾아, 그것을 제시하면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현재 우리 사회에, 그리고 또 나에게 필요한 것이 '넛지'가 아닐까 생각했다. 보통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조직이나 단체에서 일방적인 지시나 명령을 받으면, 무의식적으로 살짝 반항하고 싶어지기도 하고 거부하고 싶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그렇다. 하지만 전혀 지시나 설명 없이 스스로 원하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시대에 필요한 '넛지'라고 생각했다.
 
나는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지역사회와 단체의 일원으로서 얼마나 깊이, 얼마나 많은 문제들을 고민하면서 생활하고 있을까. 똑똑한 선택과 현명한 판단을 이끌어내는 넛지의 지혜를 배워, 내가 속한 사회가 원하는 소중한 일원이 되고 싶다.


Who >> 양대복
1962년 경주출생. 김해시 사회복지협의회 이사. 인제대 사회복지대학원을 졸업했다. 효능원복지재단 운영위원, 국제와이즈맨 부경지구 김해클럽회장, 아름다운가게 운영위원 등을 맡아 김해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2012년 김해시장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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