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문화원에서 경남시네마테크 권철범 사무국장(왼쪽)과 엄태영 대표가 지난달 23~25일 개최된 '김해뮤직필름페스티벌'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음악 관련 독립·예술영화 등 모두 7편
지난달 23~25일 3일간 선보여

좋은 영화와 김해 시민을 이어주려는 첫 시도였던 '김해뮤직필름페스티벌'이 지난 1월 25일 막을 내렸다. 이번 영화제는 김해문화원에서 3일간 음악 관련 영화 총 7편을 선보였다. 대부분이 일반 관객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독립·예술영화들이었다. 상영기간 동안 영화제를 찾은 관객은 100여 명. 객관적 수치만 놓고 본다면 성공한 영화제라는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다.

그러나 지난 1월 23일 영화제 시작과 함께 첫 발을 내딛은 '경남시네마테크'의 첫 사업으로서는 성공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경남시네마테크는 경남지역에 작품성 높은 독립·예술영화들을 소개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이다. 아직은 미디어교육 강사인 엄태영(38) 대표와 독립영화감독인 권철범(35) 사무국장 단 두 사람이 꾸려가고 있다.

▲ 엄태영 대표
엄 대표는 "영화제를 열기까지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들과 '문화적 인식'을 공유할 수 있는 협조단체를 찾아야 했기 때문. 다행히 대구 동성아트홀 프로그래머이자 대구경북시네마테크 대표인 남태우 씨가 영화배급 등을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김해문화원 또한 영화제의 취지에 동감하고, 문화원 대강당을 3일간 흔쾌히 내줬다.

"문화행사는 시설이 좋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고, 일을 함께 꾸려나가는 사람들이 문화적 인식을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점에서 동성아트홀과 김해문화원의 문화적 인식이 저희와 맞았던 것이죠."



▲ 권철범 사무국장
권 사무국장은 김해에서 나고 자란 김해토박이다. 그 때문에 김해를 첫 사업지역으로 선택하게 됐다. 사실, 김해는 영화를 볼 수 있는 시설이 상업영화관 한 곳 뿐일 정도로 영화적 환경이 척박하다. 이런 지역에서 '김해뮤직필름페스티벌'과 같은 영화제에 대해 관객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오신 분들은 다 정말 좋다고 하셨어요. 특히 '레인보우'의 신수원 감독과 '특별시 사람들'의 박철웅 감독 두 분을 초청해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했는데, 반응이 정말 폭발적이었습니다. 1시간을 훌쩍 넘길 정도였습니다."

엄 대표의 이야기가 끝나자, 권 사무국장이 말을 이었다. "문화원에서 하다 보니 관객 연령대가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했어요. 특히 한 70대 어르신은 첫날 영화를 보시곤 '재미있다'며 매번 다시 보러 오시기도 하셨습니다."

아쉬움도 남는다. 두 사람이 모든 일을 맡아 하다 보니 홍보가 부족했던 것. 조금 더 많은 관객들이 작품성 있는 영화를 접할 수 있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다. 엄 대표는 "앞으로 열심히 발로 뛰어야 할 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얼마전 경남시네마테크는 김해 삼계동에 작은 공간을 하나 얻었다. 두 사람의 꿈은 그 공간을 영화와 책을 볼 수 있고, 영화제작도 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 외에 정기 상영회와 '찾아가는 상영회'는 꾸준히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군 단위 마을 등 문화적으로 소외된 이들에게도 좋은 작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지금은 김해의 영화적 환경이 척박하지만, 꾸준히 좋은 작품을 소개하면 김해시민들의 의식도 높아지는 등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경남시네마테크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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