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민홍철(김해 갑) 국회의원은 신년 벽두 '외유성 해외출장'으로 여론의 호된 질타를 받았다. (김해뉴스 지난 9일자 1면 보도) 초선 의원이 '구태'를 답습한 데 대해 지역사회는 실망감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 민 의원은 <김해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이번 파문에 대한 자신의 소회와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됐다.


―이른바 '외유 파문'으로 새해 벽두부터 구설에 올랐다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다. 다만 내용이 다소 잘못 알려진 데 대한 아쉬움은 있다. 일부 언론이 "아프리카에 가서 무슨 예산시스템을 배운다는 말이냐"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개발도상국에는 우리의 예산시스템을 전수하고, 선진국에서는 예산시스템을 배우는 한편 의원 외교를 확대한다는 목적이 있었다. 나는 장윤석(새누리당) 예결특위 위원장과 함께 중남미 방문팀에 속했다. 멕시코 국회 예결위원장과 전문위원 면담, 코스타리카 국회 재무위원장 및 예결위원들과의 토론, 파나마 국회부의장 면담 등 크고 작은 공식 일정들을 소화했다. 또 각 방문국에서 현지 교민들과 리셉션을 갖고, 양국 교류에 대한 국회 차원의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일정 강행은 도리 아니라는 데 공감
유엔 관계자 면담·시찰 취소는 아쉬워
이번 일 계기 의정활동에 더욱 신중
초심 잃지 않고 전문성 향상에 주력

―지난 10일 조기 귀국했다
▶중도에 귀국하려 했지만 항공권을 구하기가 어려웠다. 당초 일정보다 하루 일찍 들어온 셈이다. 국민의 질책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계속 일정을 강행한다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는 데 대해 일행 모두 공감했다. 그래도 마지막 날에 잡혀 있었던 유엔본부 사무차장 면담과 유엔의 예산 심의·집행시스템 시찰 계획을 취소한 점은 지금 생각해도 아쉽다. 예산안 늑장처리와 그 직후 출국 등 시의적절하지 못한 처신을 지적한 국민들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받아들여, 앞으로는 더욱 신중하게 의정 활동에 임하겠다.
 
―제18대 대선에서 같은 당 문재인 후보가 패배한 이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무엇보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했고, 국민이 바라는 정치를 실현하지 못한 데 대해서는 반성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선거과정에서도 후보 선출이 지연돼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렸고, 그 결과도 '아름다운 단일화'와는 거리가 있었다. 양극화 해소,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에 대한 복지강화라는 목표에만 치중하는 바람에, 지역별 세대별 '맞춤형 공약'에 소홀했던 것도 실패 요인이었다고 생각한다. 현재 당내에서 대선평가와 분석이 진행되고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과 뼈아픈 반성을 통해 좀 더 국민에게 다가서는 정치, 국민의 지지를 받는 정당으로 거듭나는 전화위복의 계기를 만들겠다.
 
―민주당 비대위가 '회초리 투어'를 끝냈다
▶국민의 회초리를 달게 받겠다고 나선 길이었다. 진솔한 태도로 국민한테 다가가는 그 자체에 의미를 두고 싶다. 정책을 통해 신뢰를 쌓아서 진정한 수권정당으로서의 모습을 갖추어 나가는 것이 '질 수 없는 싸움'에서 진 데 대한 진정한 반성이라 생각하고, 민주당은 뼈를 깎는 혁신을 계속할 것이다.
 
―대선 패배 후 당내에서 '친노 책임론'이 불거졌다
▶얼마 전 의원총회에서 문희상 비대위원장이 이런 말을 했다. "여기 '친노' 아닌 사람이 있는가? 노무현 전 대통령 안 팔고 국회의원 된 사람이 있으면 나와 보라"고 일갈했다. 친노, 비노 논란의 종식을 촉구한 것이다. 사실 민주당 의원들의 정치적 출발점은 '친DJ' 아니면 '친노'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미 고인이 된 두 사람을 중심에 두고 '계파' 규정을 하다 보니 실체도 없는 '갈등'이 논란이 된 것이다. 당의 내부 사안에 따라 크고 작은 이견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타협과 양보로 결론을 찾아가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일이다. 소속 의원 모두가 패배의 책임을 통감하고 있으니, 보다 나은 진로 모색을 위한 치열한 탐색의 한 부분으로 봐 주었으면 한다.
 
―제18대 대선에서 여야는 정치쇄신책의 일환으로 기초의원·단체장 정당공천제 폐지를 거론했다
▶개인적으로는 동의하는 부분도 있고,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정당에 소속된 국회의원으로서 개인의 견해를 밝히기에는 무리가 있다. 상당히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다만, 현행 공천제의 폐해가 많이 노정돼 있다는 점은 잘 알고 있다. 단순히 공천제 폐지 여부만이 아니라 선거구제에 대한 검토와 당론 결정이 선행돼야 한다. 여야 정치개혁특위에서 심도 있게 다루기로 돼 있다.
 
―정치개혁과 관련, '의원 영리목적 겸직 금지 법안' 등의 추진 의지가 약해지는 것 같다
▶언론이나 국민들은 '국회가 선거 때만 정치개혁에 대한 목소리를 높인다'며 실망과 분노를 나타낸다. 개인적으로는 지난해 10월 이미 변호사 휴업계를 제출하고 사무실도 폐쇄했다. 현재 여야가 국회에 전문직을 포함한 국회의원들의 수익활동 전면 금지법안을 제출해 놓은 상태이므로, 제19대 국회에서는 분명히 처리되리라고 본다.

국회 일정 없으면 지역구 주민 만나려
셋째 주 토요일 소통의 시간 정례화
경남 유일 야당 국회의원인 건 큰 부담
정치적 이해 흔들리지 않는 의원 될 것

 
―지난해 7월부터 매월 셋째 주 토요일에 '만남의 장'을 마련, 지역주민들과의 소통을 모색하고 있는데
▶국회에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주말마다 지역구에 내려와 주민들을 만난다. 굳이 이런 장을 만든 것은 "이 날만은 어떤 일이 있어도 시민들과 함께 하겠다"는 스스로의 약속 때문이다. 그동안 개인 민원에서부터에서부터 정책 제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견들을 청취했다. 이 의견들과 관련해 남해고속도로 확장구간인 불암동 양장골의 터널공사 간접 피해 보상문제를 국가권익위원회, 국토해양부 등과 수차례 협의했고, 상동면 대감마을의 골재채취장 허가를 둘러싼 주민 반발을 산림청에 전달해 신중한 검토를 요청하기도 했다.
 
―경남의 유일 야당 의원이다. 같은 당인 김맹곤 시장, 새누리당 김태호(김해 을) 국회의원과의 관계는
▶도내 유일 야당의원이란 위치 때문에, 정치활동에 어려움이 따르고 책임감과 부담감이 더욱 무겁다. 하지만 '경남 전체를 대변한다'는 심정으로 땀을 흘리고 있다. 김 의원과는 소속 정당을 떠나 같은 김해 출신으로서 지역발전에 힘을 모아야 하고 연배도 비슷해서, 사석에서는 친구처럼 잘 지낸다. 시장과 국회의원은 시민들을 편안하게 하고 지역발전을 추구하는 데 있어 '양 날개'와 같은 관계라고 생각한다. 김 시장 취임 이후 시의 재정건전성이 눈에 띄게 개선되는 등 좋은 성과가 나와 같은 당 의원으로서 감사하게 생각한0다.
 
―8개월간의 의정 활동에 대한 소회와 올해의 의정 활동 계획은
▶나는 법률전문가인데, '정치'라는 '생소한' 분야에 대해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의원의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주위의 유혹이나 정치적 이해관계에 휘둘리지 않고, 항상 김해와 국민을 먼저 생각하려 한다.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말이다. 올해는 선거가 없는 해이다. 현재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 속해 있는데, 상임위원회 관련 분야에서 전문성을 기르는 데 시간을 많이 할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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