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는 지난 16일부터 25일까지 읍·면·동을 돌며 시정설명회를 열었다. 시정설명회 자리에는 마을이장, 부녀회장 등을 비롯한 적지 않은 주민들이 참석했다.
하지만 장소만 달랐을 뿐, 시정설명회의 풍경은 빵틀로 찍어낸 듯 똑같았다. 탁자 위에는 간식·음료 등과 함께 시정설명회 관련 인쇄물이 놓여 있었다.
시 관계자는 행사 시작과 동시에 김맹곤 시장에 대한 칭송을 늘어놓았고, 읍·면·동사무소 관계자들은 20분 가량 내빈들을 소개했다. 김 시장이 시정설명회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나면, 사무소 관계자들이 20분 가량 15장 짜리 시정설명회 인쇄물을 읽어 내려갔다. 인쇄물 낭독이 끝나고 난 뒤에는, 질의응답이 50분 동안 이어졌다.
시민들은 다투어 손을 들었고, 김 시장에게 불편 사항을 토로했다. 답변 내용은 어땠을까? 한결같았다. "예산이 부족해서 현재는 진행이 어렵습니다. 알아보고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급기야 지난 17일 진영 시정설명회 자리에서는 공개적으로 볼멘소리가 터져나왔다. 한 주민은 "우리가 까막눈도 아니고… 왜 20분 동안이나 시정설명회 인쇄물을 낭독하느냐. 진영에 왔으면 진영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개선할 것인지를 이야기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주민들 모두 공감하는 분위기였지만, 시 관계자는 시간이 없어 더 이상 의견을 받을 수 없다는 말만 남긴 채 시정설명회를 끝냈다.
시장의 치적에 대한 일방적인 홍보만 있고, 시민들의 불편 사항에 대한 진지한 청취나 소통은 전무한 시정설명회. 과연 누구를 위한 시정설명회인 것일까? 개선이란 게 그토록 힘든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