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는 인구 52만을 헤아리는 대도시이다. 따라서 문화는 정치·경제·사회 못지 않게 중요한 분야이다. 새해를 맞아 김해의 대표적 문화공간인 '김해문화의전당' 이종숙 사장과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최정은 관장을 통해 김해 문화의 현주소를 점검해 본다. 이 두 문화공간은 김해시민뿐만 아니라 부산·경남 지역민들도 즐겨 찾는 곳이다.


이종숙 김해문화의전당 사장
국내 최고시설 갖춘 문화소통의 장

4개 시립예술단체 상주하면서 연습 올 가야금경연대회·페스티벌 큰 기대
개관 10주년 백서·김해미술사 정리 김해예술가 DB사업 등 착실히 진행


-김해문화의전당을 운영해 본 소감을 말해 달라
 
▶취임 이후, '천 명의 손님이 만 번 방문'하길 바라며 치열하게 일했다. 38년간의 공직 생활보다 훨씬 바쁜 나날이었을 것이다. 공연사업에서는 대중성과 예술성을 가미한 공연을 장르별로 골고루 배분해 유치했다. 보다 많은 시민들이 즐길 수 있도록 장르를 조정하기 위해서는 각별한 관찰과 노력이 필요했다. 복합문화공간·휴식공간·문화소통의 장인 전당이 늘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고, 고객들의 요구에 발맞춰 나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


-전당의 역할을 소개한다면
 
▶전당은 '김해 문화의 본거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건립됐다. 따라서 시민들이 다양한 장르의 최고 인기작품들을 즐길 수 있도록 공연을 기획, 유치하고 있다. 지난해에 전당이 주최한 기획공연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와 '맘마미아'를 비롯해 총 44건 70회에 이른다. 또한, 지역문화 활성화와 지역예술인과의 교류 및 협력을 위해서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 '전국 가야금경연대회'와 '가야금페스티벌' 등 국악 관련 행사들도 매년 주최하고 있다. 미술·전시분야에서는 김해의 미술을 이끌어 갈 역량 있는 예술가들을 발굴하기 위해 '뉴 페이스 인 김해전'과 중견 작가전인 '아티스트 인 김해전'을 열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미술 작품을 일반인이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아트 페어'도 개최하고 있다. 이밖에, 매주 수요일 저녁과 토요일 낮에 무료 영화관람회를 열고 있다.


-전당을 다녀간 국내외 유명 예술가들의 전당에 대한 평가는
 
▶우리 전당에는 국내 최초로 레일로 움직이는 음향반사판인 '오케스트라 쉘'이 설치되어 있다. 한강 이남 최고의 음향설비를 자랑한다. 2005년 개관 당시 모스크바 필하모닉의 세계적인 지휘자인 유리 시모노프와 소프라노 조수미 씨가 "국내 최고의 음향 수준"이라며 극찬했다. 조영남, 인순이 등 대중 가수들도 "최고의 시설"이라며 감탄했다. 앞으로도 '최고의 시설'을 유지하기 위해 예산 책정·직원교육·새로운 기술력 보급 등을 위한 노력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전당을 다녀간 많은 예술가들은 무엇보다 직원들의 친절에 대해 가장 많이 칭찬했다.


-전당이 김해의 문화 인프라 구축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지난해 4월부터 김해시의 4개 시립예술단체가 전당 내에 상주하면서 연습을 하고 있다. 예술단에게는 공연의 기회가, 전당에게는 더 많은 공연을 가까이에서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주고 있다. 오는 4월에 열릴 가야금 경연대회와 10월에 개최되는 가야금 페스티벌은, 김해가 문화 예술 도시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김해예술가 DB사업을 통해 김해 미술사와 작가, 김해 미술의 역사 등에 대한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뉴 페이스 인 김해전', '아티스트 인 김해전' 등 지역 미술 활성화를 위한 전시도 지속적으로 확대, 개최할 예정이다.


-문화예술 분야의 시민강좌는 어떻게 운영하는가
 
▶아람배움터는 학기당 성인·어린이 대상 강좌를 36~46개(2012년 기준) 개최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문화예술 통합강좌를 개설해 음악·무용·미술·연극 등의 문화예술과 인문학이 함께 만나는 강좌를 개설할 방침이다. 예술의 실기와 철학이 함께 하는, 문화예술 분야의 통합 강좌이다. 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기대한다.


-올해의 계획은
 
▶전당은 올해 'Creative 2013(창조적인 2013년)'을 기치로 온고지신의 지혜를 발휘해, 혁신과 개혁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는 오는 2015년 개관 10주년을 앞두고, 중장기 발전 계획을 마련하는 데에도 역점을 두어 왔다. 이를 위해 김해 지역문화의 제(諸) 분야 10년간의 발자취를 정리하고, 동시에 이를 결산하기 위한 '백서' 발간을 준비하고 있다. 김해미술협회와 함께 김해미술사를 정리하는 일에도 착수했다. 이는 전당이 중장기적으로 나아갈 바를 모색하는 데에도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다.


최정은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장
세계가 인정한 건축도자 전문 미술관

도예촌·가야토기·분청사기 재해석 지역 특색 기반 질적 전문성 인정받아
다양한 계층 다각도 맞춤형 교육 등 전시·교육·세라믹창작 사업 본궤도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을 운영해 본 소감은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은 압도적인 외관과 독특한 전시 주제 등 평범한 다른 공공미술관들과는 차별화된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매력적이며, 타 시도에서 부러워 하는 공간이다. 올해 일곱 돌을 맞는 우리 미술관은 개관 이후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루어 왔다. 현재 전시·교육·세라믹창작 등 주요 사업들은 본 궤도에 오르고 있다. 앞으로 더 큰 잠재력을 발휘할 것이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의 특징은
 
▶국내 유일의 건축도자 전문 미술관이다. 건축의 옷이라고 할 수 있는 타일·벽돌·기와 등의 도자 작품, 그리고 공간에 연출될 수 있는 도자조형 및 도자설치작품들을 다룬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은 김해 도예촌과 가야 토기 및 조선 분청자기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곳으로, 지역적인 특색 기반까지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커다란 가치를 지니고 있다.


-관장 취임 후 미술관에 변화가 많았다
 
▶지난해 국제도자아카데미협회(IAC)의 정식회원기관으로 승인을 받았다. IAC는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도자분야 학술협회이며, 협회 회원기관 승인은 미술관의 전문성 인정과 함께 향후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지난해에 나는 IAC 총회에서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의 시설·전시·교육·레지던시 프로그램 등에 관해 발표를 했다. 해외 작가들과 기관 대표들은 우리 미술관의 훌륭한 시설과 수준 높은 전시에 감탄했다. 그들은 또 이러한 문화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김해시와 대한민국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지난해 상반기 기획전 '컨템포러리 한옥'전은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누려 관람자를 획기적으로 유치했을 뿐 아니라, 그 기획력을 인정받아 필리핀 한국문화원에 초청되는 등 큰 관심을 끌었다. 이 전시회는 필리핀 언론사 및 중국 신화통신에까지 보도되어, 미술관 및 김해시를 홍보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해외 작가 선정과 전시는 어떻게 이루어지나
 
▶해외 작가 전시는, 작가가 우리 미술관 세라믹 창작센터에서 직접 작업한 후 그 결과물들을 전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제작되는 작품들에는 미술관의 특징이나 지역성이 반영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와 가치가 있다. 또한 도자작품은 운송비가 아주 고가이기 때문에 해외 운송 방식보다는 이러한 워크숍 방식이 예산 절감 효과도 있다. 작가 선정은, 우리 미술관의 주제인 건축도자 분야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작가들을 연구조사, 선별하여 채택한다. 예를 들어 지난해 우리 미술관 참여 작가였던 아르헨티나 작가 빌마 빌라베르데의 경우, 건축도자재의 하나인 위생도기 작업을 하는 작가였다. 위생도기를 활용한 그의 작업은 세계적으로 드물고 독특할 뿐 아니라 작품성 또한 뛰어나 참여 작가로 채택되었다.


-미술관의 체험 및 교육 사업으로는 어떤 게 있나
 
▶현재 우리 미술관은 교육청과 연계하여, 교원 연수·학생 단체·가족·개인 단위로 참여할 수 있는 다각도의 맞춤형 교육 체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으로는 건축과 미술관 분야의 진로 탐색·창의미술 활동·작품으로부터 생각 이끌어내기 등이 준비되어 있다. 나를 비롯해 우리 미술관 에듀케이터·세라믹 창작센터 입주작가 등 미술관 자체 인력이 교육 프로그램 강사로 활동한다. 필요시 외부 전문가를 섭외한다. 도자체험은 개관 때부터 우리 미술관의 흥미로운 프로그램 중 하나였는데, 올해 새로운 체험 프로그램으로 미니타일로 만드는 생활 소품 '아트-키친'을 시작했다. 건축도자재의 하나인 타일을 이용해 미술관의 전문적인 특성을 부각시킨 교육 프로그램이다. 시작한 지 한 달여 만에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우리 미술관 교육 프로그램은 타 기관에서 미술관 교육의 우수 모범 사례로 언급되고 벤치마킹되는 등 그 질적인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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