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촌면 원지리에서 진행 중인 침출 수 유출 차수벽 설치공사현장의 모습.

김해지역에서 구제역으로 살처분한 가축의 매몰지 인근에서 핏물이 흘러나와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콘크리트 차수벽 공사마저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어 2차 환경오염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주촌 원지리 소하천 곳곳에서 '핏물'
차수벽 설치 작업마저 지지부진, 식수오염 등 환경피해 확대 전전긍긍

김해에서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주촌면 원지리의 주민들은 지난달 29일 오전부터 마을 소하천인 원지천 인근 곳곳에서 가축 핏물이 보여 시에 신고했다. 핏물이 새나오고 있는 원지천은 지난달 25일 구제역으로 돼지 5천700마리를 집단 매몰한 곳에서 고작 10m 떨어진 지점이다.
 
특히 핏물이 새어나온 29일이 매몰 시점에서부터 나흘밖에 지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향후 기온 상승이나 비 등 기후 변화에 따라 원지천으로 침출수가 계속 흘러 들어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식수오염 등 심각한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주민들은 "매몰 작업 당시 땅을 파고 비닐 몇 겹만 덮은 채 산 짐승을 그대로 묻었다"면서 "미처 죽지 않은 돼지들이 살기 위해 발버둥치다 보니 얇은 비닐이 찢어져 사체에서 핏물이 흘러나온 것"이라면서 당국의 엉터리 매몰 정책을 비판했다.
 
날씨가 따듯해져 얼음이 녹으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크다. 환경 전문가들은 "해동기인 봄철에 매몰지의 흙이 갑자기 무너져 내리거나 비가 올 경우 매몰지가 붕괴·유실되는 최악의 사고가 발생할 위험성이 크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김해시는 지난 1일 구제역 매몰지의 침출수 유출로 인한 하천 오염을 막기 위해 매몰지와 하천 사이를 가로막는 콘크리드 벽 설치(차수벽) 작업에 들어갔다. 너비 114m, 높이 20m 규모의 콘크리트 벽을 만들어 침출수 유출을 막아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설 연휴가 지난 7일까지 차수벽 설치가 마무리되지 않아 주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김해시는 침출수 유출 신고가 접수된 당일 오전부터 하천변 소독과 함께 생석회, 톱밥 등을 살포하는 작업을 실시했지만 이는 일시적인 응급처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매몰지 붕괴 등으로 인한 2차 오염을 막으려면 매몰지 주변 지하에 콘크리트 옹벽을 수m 깊이로 세우거나, 암반까지 땅속을 파내려가 특수재질의 차수벽을 설치하는 등 공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달 중에 전국의 나머지 매몰지에 대해서도 해당 지자체와 함께 입지 적절성 여부 등을 조사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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