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누스의 두 얼굴 같은 겨울산
등산장비·사전계획 철저 필수
오후 4시 이전 하산 일정 세워야

설 연휴도 지나고 봄의 문턱을 알리는 입춘도 소리 소문 없이 지나갔다. 하지만 날씨는 여전히 차갑다. 그렇다고 무작정 방안에만 틀어박혀 있기엔 답답하다. 친구나 연인, 가족과 함께 순백의 눈으로 뒤덮인 설경을 찾아 마지막 겨울산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등산의 백미라고 하는 겨울산행은 다른 계절보다 더 철저히 준비해야 안전한 산행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안전한 겨울산행을 위한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할까?


▶겨울산행의 특징 = 이파리를 떨어뜨린 앙상한 가지 끝에서 불어오는 바람소리는 삭막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수북하게 쌓인 낙엽 위로 하얗게 눈이 덮인 능선을 따라 걸으면 칼바람에 얼굴이 따끔거리는 겨울산행. 어느 계절보다 청명하고 단아한 하늘과 능선을 바라보는 묘미가 새롭다.

그러나 겨울 산은 야누스의 두 얼굴처럼 때로 악마의 형상으로 우리 곁에 다가선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겨울 산은 아무런 준비 없이 오르는 사람에게는 혹독한 시련과 고통을 안겨준다. 겨울 산의 매력을 느끼기 위해서는 겨울 산에 맞는 등산장비와 사전계획이 필수다.


보온·흡습 기능성 의류 착용
모자·마스크 등 강풍 차단에 도움
핫팩·비상식량·지도 등도 챙겨야

▶겨울산행 준비물 = 산에 오르기 전 미리 산행지도와 등산코스, 산행시간을 점검하고 현지 날씨를 파악하는 등 등산 준비를 완벽하게 해야 한다.
 
등산복은 물론, 내의를 포함한 모든 의류는 기능성 옷을 입어야 한다. 내의는 기모 처리로 보온성과 흡습(땀을 흡수하는 기능), 속건(빨리 마르는 기능) 기능이 있어야 하고, 상·하의도 땀을 잘 흡수하고 건조가 잘 되는 구스다운과 고어텍스의 겉옷을 준비한다.
 
등산화도 중요한데, 내구성이 뛰어나고 방수성과 보온성이 좋은 겨울용 등산화와 아이젠을 준비한다. 스틱과 스패치(발 토시), 얼굴과 머리 전체를 감싸주는 바라클라바, 안면 마스크, 목을 감싸는 넥게이트, 비니(털모자), 선글라스, 방수장갑(스키용), 고글 등이 필요하다. 특히 문방구 등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핫팩과 원통형 비닐(2m 정도)을 준비하면 땀에 젖어 오한을 느낄 때 아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 겨울 산의 강풍을 막아줄 모자나 마스크(윈드스토퍼)도 준비하는 것이 좋고, 땀이 많이 나는 손을 보호해 줄 장갑도 필수 아이템이다.
 
겨울산행은 반드시 비상식량을 준비해야 한다. 칼로리가 낮고 무게가 덜 나가는 인스턴트식품이 안성맞춤이다. 초콜릿이나 건포도, 곶감, 사탕, 과일 등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이밖에도 라이터와 가스버너, 코펠, 헤드랜턴, 배터리, 바람막이 등을 준비해야 한다.


▶ 겨울산행의 주의할 점 = 겨울산행을 위해선 무엇보다 옷에 신경을 써야 한다. '어떤 옷을 입을 것인가'하는 문제보다 '언제 옷을 더 껴입고, 덜 입어야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면서 땀이 식으면 옷을 꺼내 입고, 다시 출발하다 땀을 흘린 뒤 쉬면서 옷을 벗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 이럴 경우 감기에 걸리기도 쉽고 한번 체온이 떨어지게 되면 회복하기도 힘들게 된다.

겨울산행의 옷 입기 요령은 쉬다가 출발할 때 옷을 하나씩 벗어 들고 출발하고, 몸이 더워진 상태에서 휴식을 취할 때 옷을 하나 더 꺼내 입어 더워진 체온이 빨리 내려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겨울에는 해가 일찍 떨어지기 때문에 오후 4시 이전에 하산할 수 있도록 일정을 짜야 한다. 눈이 쌓이면 평소보다 산행시간이 배 이상 더 소요되므로 일찍 출발해 빨리 돌아온다는 계획으로 일정을 짜야 한다. 또 겨울산은 날씨변화가 심하다. 갑자기 폭설이나 겨울비가 내릴 수도 있으므로 사전에 일기예보를 숙지하고 날씨 변화가 있을 경우 지체 없이 하산한다.
 
겨울 산은 절대로 혼자 올라서는 안 된다. 최소 3명 이상 함께 산행을 하고, 경험 많은 리더가 동행해야 안전하다. 바위나 나무 등 불완전한 곳에서 사진을 찍을 경우 갑자기 돌풍이 불어 추락사고 위험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만약에 생길지도 모르는 안전사고에도 철저하게 대비를 해야 한다. 산행 도중 길을 잃었을 경우 그 자리에 불을 피우고 구조대를 기다리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길을 찾아 헤매다가 체력을 소모해 더 큰 위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겨울 산의 장점은 눈이 시리도록 하얗고 아름다운 설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철저하게 준비한다면 안전하고 유쾌한 산행으로 지루한 겨울을 한방에 날려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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