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이성부는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온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 보는 너,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라고 봄을 노래했습니다. 입적한 법정 스님은 법문에서 "이 눈부신 봄날, 각자 험난한 세월을 살아오면서 참고 견디면서 가꾸어온 그 씨앗을 활짝 펼쳐 보라"고 설했습니다. <김해뉴스>가 차가운 겨울을 뚫고, 기어이 우리 앞에 당도한 봄을 카메라 앵글에 담았습니다. 봄날의 꽃들과 사람들이 빚어내는 빛깔은 참으로 경이로웠습니다. 흐드러진 벚꽃, 재잘대는 개나리, 다소곳한 매화가 지천으로 깔렸는데, 당신은 어디에 계십니까?
서두르십시오. 우물쭈물하다간, 봄날은 갑니다.
 

 

 

▲ 한 떨기 매화꽃이 푸르른 하늘을 더욱 더 푸르게 한다. 하얗고 푸른 김해의 봄. 김해사진클럽 김진수 회장

 

 

 

 

 

▲ 연지공원 연못 잔잔한 물결에, 기운차게 헤엄치는 오리의 깃털에, 목재 데크에서 오리 구경에 여념이 없는 나들이객들의 표정에, 봄은 진지하게 내려앉았다. <식>

 

 

 

 

 

 

 

▲ 새벽시장에는 봄나물 향기가 그득하다. 꽃샘추위 탓에 할머니의 옷은 두툼하지만, 봄나물을 다듬는 손끝에는 봄 향기가 서려 있다. 박나래

 

 

 

 

 

 

 

▲ 수로왕릉 안 벚꽃나무 아래에서 아이들의 모습을 스마트폰에 담고 있는 젊은 어머니들. 이 어머니들에게는 아이들이 곧 꽃일 테다. <훈>

 

 

 

 

 

 

 

▲ 해반천 변 인도에 놓인 화분에서 꽃들이 목욕을 하고 있다. 기다려지는 마알간 얼굴. <훈>

 

 

 

 

 

 

 

▲ 생림면 나전로 입구에서 노란 개나리들이 어린이들을 태운 승합차를 배웅하고 있다. 아이들이 개나리인지, 개나리가 아이들인지…. 전대식

 

 

 

 

 

 

 

▲ "올해는 더 좋은 매화 사진을!" 김해건설공고 매화나무 군락지는 이 계절 최고의 출사 포인트다. 매화꽃 한 소식을 듣자는데, 조금 불편한 자세쯤이야. <훈>

 

 

 

▲ 우주의 신비다, 김해건설공고 매화나무 군락지의 매화꽃들은. 이 매화꽃들은, 김해에 곧 꽃사태가 일어난다는 신호다. 겨우내 꼭꼭 눌러두었다가 한번에 터져나오는 아, 어찌할거나, 눈부신 봄! 박정훈 객원기자punglyu@hanmail.net



 

▲ 수로왕릉 담장길에 개나리가 단정하게 자리를 잡았다. 수로왕도 마음이 들뜨겠다. 구산동 수로왕비릉의 왕후는 혹 잠이 깨셨는가? <훈>



 

▲ 봉황대유적 일대에 벚꽃이 활짝 피었다. 벚꽃들의 눈길을 받으며 한 할아버지가 느릿느릿 자전거를 저어간다. 아지랑이 피어오르 듯 몽롱하고 아련한, 회춘(回春).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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