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시립청소년교향악단을 이끌고 갈 홍성택 신임지휘자가 연주자의 길을 걸어가려는 청소년들이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타도시에서 부러워할 실력 갖추고
음악인으로서 자세·자긍심 길러
김해시민을 위한 연주회 펼칠 것

2005년 6월 창단한 김해시립청소년교향악단이 창단 8년 만에 지휘자를 교체했다. 김해시는 지난 18일 신임 지휘자에 홍성택(55) 씨를 선임했다. 오는 4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는 홍성택 씨를 <김해뉴스>가 만나봤다.
 

-지휘자를 맡게 된 소감은
 
▶부산, 창원, 양산 등 인근 도시에서 음악을 하는 청소년들이 입단하고 싶어 하는 김해시립청소년교향악단이 될 수 있도록 악단의 실력을 키우는 것이 우선이다. 대부분의 지자체에 청소년교향악단이 있는데, 그 지역 청소년들에게만 단원 자격이 주어지는 시대는 지나갔다. 청소년들도 연주회를 많이 하고 실력을 인정받는 교향악단에 입단하고 싶어한다. 김해시립청소년교향악단도 다른 도시의 청소년들이 부러워하는 연주단체가 될 수 있다. 또 하나, 연주를 들으러 오는 관객들이 클래식을 사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관객의 마음은 빙하와 같다'는 말이 있다. 클래식을 하는 자녀를 둔 부모들도 공연장에 와서 하품을 하곤 한다. 그런 관객들의 마음을 녹일 것이다. 그동안의 경험과 노하우를 김해시립청소년교향악단에 모두 쏟아부을 각오와 준비가 되어 있다.
 

-지휘자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여러 색의 물감이 더해져서 하나의 색이 만들어지듯이, 오케스트라는 서로 다른 연주자들이 내는 소리들이 모여 하나의 소리를 내는 것이다. 오케스트라는 한 사람의 지휘자에게서 나오는 하나의 소리라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휘는 음악의 완성이다. 음악인이라면 누구나 지휘자가 되고 싶어 한다. 오래도록 연주를 해 온 연주자일수록 좋은 지휘자가 될 수 있는 말이 있다. 나는 클라리넷을 전공했고 피아노를 부전공했다. 1998년부터 지휘 공부를 시작했다. 나의 스승인 세계적인 지휘자 알렉산더 알렉세이프는 "전 세계에 나쁜 오케스트라는 없다. 단지 나쁜 지휘자가 있다"고 말씀하셨다. 그 말씀을 늘 기억하고 있다.
 

-청소년교향악단의 특징은
 
▶청소년교향악단의 단원들은 대부분 앞으로도 음악을 전공할 청소년들이다. 이들은 평생 음악인으로 살기를 원하며, 또한 프로 연주자의 꿈을 키워가는 미래의 주역들이다. 청소년교향악단 활동은 그 초석을 놓는 것이다. 클래식을 어렵게 생각하고, 특별한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예술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활동으로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한다. 김해시립청소년교향악단은 우리 지역은 물론, 우리 사회를 음악으로 더 아름답고 풍부하게 할 청소년들의 연주단체이다. 그리고 앞으로 김해의 품격을 높여주고, 김해 시민들의 삶을 빛내줄 음악인으로 성장할 것이다.
 

-청소년교향악단을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가
 
▶연주자의 길을 걸어가려는 꿈을 가진 단원들이 그 꿈을 좀 더 가깝게 느끼고, 실현해 갈 수 있도록 돕겠다. 단원들의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오디션을 통해 우수한 재능을 가진 단원들을 확보하고, 연습을 많이 시킬 것이다. 또한 음악가로서의 품성, 자세, 매너, 실력, 자긍심 등을 갖추게 하겠다. 단원 오디션을 할 때 초등학교 고학년들을 대상으로 예비 단원을 함께 뽑을 계획이다. 어렸을 때부터 음악적 재능을 보이는 이들이야말로 청소년교향악단의 수준을 높여 갈 인적 자원들이다. 예비 단원의 실력이 연주회에 참가할 실력이 되면, 연주회 일원으로도 참여할 수 있다. 예비 단원은 청소년교향악단 단원층을 두텁게 하고 시민들의 관심을 모으는 역할도 할 것이다.
 

-김해와의 인연은
 
▶지난달 14일 김해문화의전당에서 열린 '아침의 음악회'에서 부산YMCA네오필하모닉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자격으로 '베르디 탄생 200주년 기념 오페라 시리즈-라 트라비아타'를 지휘했다. 이날 400여 명의 김해 관객들을 만났다. 관객들이 공연에 잘 호응해주셨다. 김해 시민들의 음악 감상 수준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날 공연이 너무 좋아서 지난 21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도 공연을 했다.
 

-상임지휘자로 있는 네오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부산에서는 유명한데
 
▶지난해 9~10월 동안 김해공항과 광안리 해변, 부산 남포동 거리와 서면 지하철역 등에서 클래식 '플래시몹(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짧은 시간에 일정 장소에 모이는 행위)'을 했다. 네오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부산YMCA오페라합창단이 공동으로 기획했다. 타악기 연주가 먼저 시작되면 플루트, 바이올린 연주자가 하나씩 모여들고 시민들이 어리둥절해하는 사이 연주가 시작된다. 아리랑과 부산 갈매기 등을 연주하고 합창을 했는데, 시민들이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인터넷 동영상방송인 유투브에서도 유명해졌다. 클래식을 멀게 여기던 시민들이 연주를 감상하고, 노래를 따라 부르고, 꼬마들이 지휘 흉내를 내고, 스마트폰으로 촬영도 했다. 김해에서도 단원들과 함께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할 생각이다. 김해는 역사문화적 의미가 있는 장소와 자연환경이 좋은 곳이 많아 더 멋진 공연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 홍성택은 
대구 출신.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기악과 졸업. 프랑스 이메르 국립음악원 심사위원 만장일치 수석졸업, 프랑스 파리샤띠옹 음악원 최고과정 심사위원 만장일치 수석졸업. 러시아 그네신 국립음악원 지휘과 졸업. 제23회 동아콩쿠르 입상. 이탈리아 로마 초청 독주회 및 국내 독주회 9회. 홍성택 클라리넷 명곡집CD 출반. 부산 시립교향악단 수석단원 역임. 우크라이나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 지휘. 협연·실내악 및 오페라·교향곡·협주곡 등 지휘연주 800여 회. 서울시립대·부산대·경성대·신라대 외래교수 역임. 동아콩쿠르 심사위원. 서울대관악콩쿠르 심사위원. 기장군청소년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부산YMCA 네오필하모닉오케스트라 예술감독 및 상임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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