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8일 내동초등학교 잉글리쉬 빌리지에서 학생들이 영어수업을 받고 있다.
교사들 사이 '젊은 학교' 입소문
남자 교사 비율도 전체의 절반 넘어

사이버도서관·영어학습장·학습클리닉
체험 중심 교육복지 프로그램 운영
숲·연못 등 20억원 들여 그린스쿨 조성
지난해 학력향상 우수학교 선정

김해내동초등학교(교장 김명환·이하 내동초등)는 김해시 내외동 시가지에서 한참 떨어진 외곽 지역에 위치해 있다. 학교 주변에서는 아파트를 찾아 볼 수 없다. 학교로 가는 통학로도 구불구불하다. 이 학교는 1990년 개교해 학생 530여 명이 다니고 있다. 교사들의 말에 따르면 저소득층 가정 출신 학생이 많다. 재학생 중 160여 명은 '꿈누리 회원(교육취약계층)'으로 등록돼 있다. 전체 재학생 중 사교육을 받는 학생도 다른 학교에 비해 적은 편이다. 불과 5년 전만 하더라도 이 학교의 학생들의 학력 수준은 다른 학교에 비해 낮은 편이었다.
 

▲ 영어학습장 '내동 잉글리쉬 빌리지'.
내동초등은 2011년 경상남도교육청으로부터 '학력향상 시범학교'로 선정됐다. 학생들의 학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였다. 이후 내동초등의 상황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젊은 교사들이 똘똘 뭉쳐 학생들의 학력향상, 인성, 체육 지도 등을 맡으면서 학교 분위기는 확 바뀌었다. 대부분 교사들이 싫어하는 고학년 담임을 남자 교사들이 자청해서 맡을 정도다.
 
내동초등은 최근 인터넷 웹페이지를 이용한 사이버도서관을 마련했다. 학생들이 학교 컴퓨터를 이용해 책을 검색하고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영어학습장인 내동 잉글리쉬 빌리지도 구축했다. 학생들은 여기서 다양한 방식으로 영어수업을 받는다. 지난해부터는 학력이 저조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습 클리닉을 마련해 공부에 흥미를 갖도록 만들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경남도교육청의 지원과 교사들의 열의가 뭉쳐 교육환경을 변화시킨 덕분에 내동초등은 지난해 경남도교육청으로부터 학력향상 우수학교로 선정되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내동초등 김학수 연구부장은 "지난해 6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력평가에서 기초학력 부진 학생이 한 명도 없었다. 전체 기초학력 수준도 크게 향상됐다"고 말했다.
 
공부 뿐만이 아니다. 내동초등은 3년 전부터 교육복지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창녕 우포늪 생태탐방, 전통음식 체험 및 김장나누기, 방학 중 희망나눔 학교, 학부모 대상 컴퓨터 교육, 단체 영화 관람 등을 실시했다.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다양한 복지 및 문화 혜택을 제공한 것이다. 지난해 가을에는 가족 캠프를 열었다. 학교 운동장에 캠핑시설을 마련해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1박 2일 동안 학교에서 생활하도록 했다. 가정형편상 여행을 자주 가지 못했던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 내동초등학교 도서관에 비치된 책 소독기.
내동초등의 변화는 학교 시설과 환경에서도 나타난다. 2010년에는 그린스쿨(친환경학교)로 지정돼 약 20억 원을 들여 학교 환경을 크게 개선했다. 학교 내부에 숲과 연못 등을 조성했고 교실, 복도 바닥과 석면 천정을 친환경소재로 모두 교체했다. 도서관에 비치된 책 소독기는 다른 학교에선 찾아볼 수 없는 시설이다. 올해부터는 교사들이 이용하는 주차장 부지 중 일부를 텃밭으로 만들었다.
 
학교가 바뀌면서 교사들의 남·여 성비가 바뀐 점도 주목할 만하다. 수 년 전만 해도 남자 교사는 내동초등 교사 중 20%에 불과했다. 지금은 전체 교사 33명 중 18명이나 돼 절반을 넘는다. 젊은 교사들도 3년 전에 비해 크게 늘었다. 김 연구부장은 "3~4년 전부터 내동초등은 '젊고 패기 있는 교사가 적극적으로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는 학교'로 교사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젊은 교사들이 전입을 희망하고 있다. 올해도 전입 희망자가 정원의 배를 넘었다"고 말했다.
 
내동초등 김명환 교장은 "젊은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필요한 교육 환경과 프로그램, 개선점 등을 교장에게 허심탄회하게 제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에 열정을 가진 교사들 덕분에 학교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변했다. 사교육 없이도 좋은 인성과 학력수준을 갖춘 인재를 키워내고 있다"고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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