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은 언제나 설렘과 두려움을 함께 준다. 오는 3월 처음으로 자녀를 초등학교에 보내게 될 학부모들의 마음도 크게 다르지 않다. 어느덧 훌쩍 자라 초등학교에 가게 된 자녀를 보며 마음이 뿌듯해지다가도 '아이가 혹시 적응을 못하진 않을까' 하는 걱정에 휩싸이게 된다.
올해 김해지역 초등학교의 입학예정일은 3월2일로 잠정 결정됐다. 앞으로 남은 한 달여의 기간 동안 어떤 준비를 해두는 것이 좋을까?
김해교육지원청의 이외숙 팀장과 김해지역 초등학교의 1학년 담당 교사들의 조언을 들어보자.


▶ 학교생활 적응
공부·휴식시간 구분 명확히 하도록 ───

"밥은 언제 줘요?"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1학년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제일 많이 던지는 질문이다. 놀이와 휴식, 학습이 복합된 유치원의 교육환경에서 생활하다가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학습과 휴식을 하는 초등학교 생활 리듬에 적응을 하지 못한 탓이다. 교사의 통제를 지나치게 두려워하는 경우도 문제가 된다. 최근에는 유치원 교육이 활성화 된 덕분에 아이들이 배변활동이나 주변정리습관 등은 대부분 익혀서 들어오는 편이지만, 교사를 너무 두려워 한 나머지 잘 길러진 습관을 오히려 망치는 경우도 있다.

이외숙 팀장은 "수업시간에 오줌을 싸는 등 기초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는 대부분 교사에게 의사를 전달하는 것 자체를 무서워하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말한다. 이럴 경우 해결방법은 무엇일까? 이 팀장은 '학부모와 교사간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최우선으로 꼽는다.

"사실 학부모들은 교사를 부담스러워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럴 경우 아이의 두려움은 더욱 커집니다. 학부모는 학교를 직접 찾거나 메일이나 전화 등을 통해 교사와 끊임없이 아이의 정보를 주고받아야 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교사는 아이를 좀 더 잘 알게 되고 아이와의 친밀도도 자연스럽게 높아집니다. 김해지역 초등학교는 항상 열려있으니 망설이지 말고 문을 두드리세요."


▶ 학습 기초능력
10분 이상 책상에 앉기
큰소리로 책 읽기 훈련해야 ───

초등학교 1학년의 법정교육일수는 1년에 205일 이상이다. 수업시간으로만 따지면 모두 830시간이고 2,4주 토요일은 휴업이다. 입학 후 1학년 학생들은 학교생활 전반에 대해 익히는 선행학습 교육을 받게 된다. 교육과정 개편으로 일관적인 선행학습은 사라졌지만 김해지역 초등학교는 학교별로 80~100시간 정도 재량 수업을 진행한다.

본격적인 수업은 선행학습이 끝난 시점부터 시작되며 교과서는 3월 중순 이후부터 배포된다. 수업을 무리없이 따라가게 하기 위해서 학부모는 자녀에게 교과서를 미리 큰소리로 또박또박 읽는 훈련과 연필을 바르게 잡는 법, 가위질을 바르게 하는 법 등을 사전 교육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다. 공책은 줄이 없는 종합장이나 8칸 공책이 좋고 연필은 아이가 아직 손에 힘이 없기 때문에 무른 B나 2B가 적당하다. 또 앞으로 보름여 간 매일 10분 이상 책을 읽고, 10분 이상 책상에 앉아 있는 훈련을 시키는 것이 좋다.


▶ 친구 사귀기
자기중심적인 아이들
배려·이해의 사회성 배워야 ───

초등학교 1학년 아이는 대체로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한다. 타인의 입장을 헤아리는 능력이 부족해 자신과 다른 특성을 보이는 친구를 배척하거나 반대로 남과 다르다는 이유로 쉽게 배척당하기도 한다.

이 팀장은 "1학년 교실에서 일어나는 따돌림은 실제로 친구를 미워하기보단, 남의 고통을 이해하는 사회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발생 한다"고 지적했다. 경남도교육청 등 지역교육전문가들은 아이의 사회성을 기르는 방법으로 다른 가족과 함께 가는 체험활동을 추천한다. 자녀가 1~2명이 전부인 가정 내에서는 아이의 사회성을 발전시키는 상황이 만들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른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 속에서 아이는 사회적 역할이나 태도를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김해지역엔 김해천문대, 한옥체험관, 국립김해박물관, 클레이아크전시관, 김해문화의전당 미디어센터 등이 어린이 체험학습을 위한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아이의 성격 자체가 친구 사귀기의 걸림돌이 되는 경우도 있다. 아이가 지나치게 내성적인 경우엔 성격을 다그치기 보단 인정해주고 구체적인 칭찬을 통해 사회적 장점으로 발전시켜줘야 한다.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 준다' 등의 좋은 점을 찾아주고, 조금씩 주장하는 법을 가르치는 편이 현명하다.

아이가 지나치게 산만한 경우에도 친구를 사귀기 어렵다. 이 팀장은 "저학년 학생의 산만함은 학년이 올라가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것이 대부분 이지만, 간혹 가다 과잉행동장애(ADHD)로 판정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그는 또 "과잉행동장애는 부모보다 교사가 먼저 알아차리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초기발견 시엔 완치가 가능한 만큼 학부모는 교사의 충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기타 활동
방과후 : 맞벌이 학부모 '돌봄교실' 큰 도움 ───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의 방과 후를 걱정하는 부모도 늘고 있다. 김해지역에선 경상남도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방과 후 돌봄 교실을 운영한다. 돌봄 교실에선 초등학교 1~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간단한 학습지도와 간식먹이기 등 서비스가 제공된다. 정원은 20명이고 참가비용은 학교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무료다. 돌봄 교사의 경우 엄선한 강사가 배정되는 만큼 웬만한 사설시설보단 양질의 돌봄을 받을 수 있다. 해당사항이 있는 학부모는 사전에 자녀가 입학하는 학교에서 운영하는 돌봄 교실을 꼼꼼하게 챙겨두는 것이 필요하다.

아동지킴이 : 수업 끝난 우리 아이 학교에서 안전하게

아동대상 범죄가 늘면서 김해지역 일부학교에선 아동지킴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아동지킴이는 교사 외 1명의 민간인이 학교에 배치돼 아동의 전반적인 생활을 살피고 보호하는 제도다. 김해지역 57개 초등학교 중 아동지킴이가 제도를 운영하는 학교는 모두 27개교로 명단은 다음과 같다.

▶가야/경운/계동/대곡/동광/신명/신안/외동/합성/삼방/신어/어방/임호/진영대창/진영대흥/구지/내동/부곡/삼성/활천/대청/봉명/분성/월산/화정/진영금병/진례


▶ 1학년 담임이 말하는 "이런 학생이 예쁘다"
"성적보단 태도가 우선…·학부모-교사 소통도 중요" ───

보통 초등학교 1학년의 담임은 그 학교에서 가장 경험 많고, 노련한 선생님이 담당한다. 어린 학생들을 상대로 교육을 하는 것 자체가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정규 교육의 첫 단추를 꿰는 만큼 책임도 막중하기 때문이다. 교사들은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이해하고 차별과 편애없는 관심과 교육을 펼친다. 하지만 교사도 사람인만큼 유독 마음이 기우는 학생은 있게 마련이다. 우리아이가 교사의 사랑을 받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김해지역 초등학교 1학년담임교사들의 말을 들어봤다.

"성적이 교사의 사랑을 좌우한다는 건 학부모의 착각입니다." 율하초등학교 안미정(43) 교사는 초등학교 1학년의 학교생활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태도'를 손꼽는다. 안 교사가 생각하는 초등학교 1학년의 학습은 결과보단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준비물 준비를 지시하는 경우, 준비물 자체가 중요하다기보단 사전에 준비하는 자세와 약속지키기 등을 가르치기 위한 경우가 많습니다. 성실한 태도로 임하는 아이가 눈에 띄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안 교사는 학생이 교사와 눈을 자주 맞출 것을 당부한다. "교사는 눈을 자주 마주치는 학생이 수업에 열중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부모는 평소 아이의 눈을 보고 대화하는 교육을 통해 자연스러운 태도를 길러주는 것이 좋습니다."
 
활천초등학교 박미순(53) 교사는 학부모의 역할을 강조한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의 경우 학교에서 가정으로 안내장을 많이 보냅니다. 그만큼 가정과 학교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안내장도 잘 읽어 보지 않는 등 성의 없는 태도로 일관하거나 교사를 불신하는 학부모의 태도는 교사와 학생을 멀어지게 하는 첫 번째 원인입니다. 학부모는 교사를 자녀 양육의 동반자로 인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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