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영재래시장이 서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손님 없는 서부지역 상가의 셔터문은 올라갈 줄 모른다. 박정훈 객원기자 pungly@gimhaenews.co.kr

김해시 진영읍 서부지역 주민들이 지난 몇 년간 급속하게 진행된 진영지역 발전에서 소외되고 있다며 집단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부곡, 신동, 광대현, 동산 등 진영읍 서부지역 21개 마을 주민들은 지난 2008년부터 주민대책위원회를 꾸린 데 이어 최근에는 진영시외버스터미널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시외버스터미널이 서부지역 상권 확보를 위한 최후의 수단이란 인식 때문이다.
 
진영 서부지역주민대책위원회는 진영시외버스터미널을 서부지역으로 이전해 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최근 국무총리조정실, 청와대 민정 수석 비서실, 경남도지사 등에 제출했다. 또 탄원서 작성을 위해 각 동네 통반장을 중심으로 주민 4천 여 명의 서명을 받기도 했다.
 
서부지역 주민들이 최근 들어 이처럼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는 지난해 12월 KTX 진영역 개통과 함께 진영 읍내에 있던 진영역이 설창리로 이전되면서 그나마 남아 있던 서부지역 상권이 완전히 쇠퇴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과거 진영의 중심상업지구로 손꼽히던 서부지역의 상권은 새로 들어선 신도심지역과 동부지역에 집중된 개발정책으로 인해 쇠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서부지역의 상권을 유지시켜준 것이 진영역을 이용하는 유동인구였지만, 진영역마저 이전해 간 탓에 서부지역의 상권은 급속히 쇠락했다는 주장이다.
 
주민대표 오학술(81) 씨는 "진영역, 진영우체국 등이 줄줄이 이전해 가면서 서부지역 인구수 자체가 대폭 줄어 이제는 한 집 건너 한 명이 사는 꼴이 됐다"며 "지난해엔 앞뒷쪽 이웃이 모두 이사 가고 홀로 남아 살던 노인이 숨졌는데 아무도 알지 못해 며칠간 시신이 방치되는 사건도 있었다"고 흥분했다. 오 씨는 또 "오가는 사람이 없으니 가게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재래시장마저 위축돼 서부지역은 이미 저녁 7시 이후엔 폐허와 다름없는 암흑도시가 됐다"며 "진영 전체의 균형개발을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인구 유입이 보장되는 시외버스터미널 부지의 이전은 꼭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진영시외버스터미널은 동부지역인 여래리에 위치하고 있어 서부지역 주민들은 시외버스터미널을 이용하기 위해선 2~3km를 걷거나, 시내버스를 2번 환승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창원 등 외부에서 들어오는 인구도 시외버스터미널이 있는 동부지역에 집중돼 서부지역 주민들은 생활의 불편과 상권 위축 피해를 동시에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진영시외버스터미널 부지 이전을 요구하는 진영 서부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는 점점 높아질 전망이다. 택시기사 등 서부지역에 기반을 둔 상인들은 필요에 따라 단체행동으로 시를 압박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추고 있다. 이들은 서부지역의 회생을 위해서는 시의 균형있는 개발정책이 필요하고 가장 현실적이 대안인 시외버스터미널 부지 이전은 반드시 성사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서부지역 주민의 바람과 달리 시외버스터미널 이전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해시청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이전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도시계획 지정과 예산문제 논의 등 구체적인 조치는 없는 상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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