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로 드러난 외자유치 산단조성
거짓말 말고 전후사정 제대로 털어놔야

인도네시아 소재 '피티 블루씨 인더스트리'의 이국형 대표가 <김해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노비즈밸리 산업단지에 투자할 뜻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김해시는 이 회사가 국내기업과 함께 5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공장을 지어 고용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선전해 왔는데, 정면으로 배치되는 증언이 나온 것이다.
 
그렇다면 이 대표와 김해시,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이 된다.
 
누구의 말이 거짓이든, 한 가지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피티 블루씨 인더스트리가 이노비즈 산단 조성의 주체가 아니며, 산단조성 자체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김해시가 강조해 온 '외자유치 산단조성' 운운은 사실상 허구가 돼 버렸다.
 
여기에 대해 김맹곤 시장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이 대표가 거짓말을 한다며 흥분할지, 아니면 그전처럼 속이 다 보이는 어수룩한 해명 보도자료를 내놓고는 할 말 다했다며 '생깔'지, 또 아니면 나도 사정을 정확히 몰랐다며 죄송하다고 할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그럴 듯한 반응이 나왔으면 한다.
 
▲ 이노비즈밸리 산업단지 등 김해시 현안과 관련한 시의회 제경록 의장의 행보는 여전히 아쉽기만 하다. 사진은 제 의장이 시의회를 진행하는 모습.
김 시장의 해명 혹은 변명을 기다리면서, 김해시의회에도 한 가지 건의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더 늦기 전에, 그래서 시민들로부터 돌팔매질을 당하기 전에 잘 생각해 보길 바란다.
 
건의할 내용은 서둘러 임시회를 소집해 이노비즈밸리 산단 문제를 다루라는 것이다. 또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진상 규명에 적극 나서라는 것이다.
 
사실 <김해뉴스>가 이노비즈밸리 산단과 관련된 의혹을 제기한 뒤에도 제경록 의장을 비롯한 시의원들은 강 건너 불구경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물론 모든 시의원들이 그런 것은 아니다. 지난주에 본보가 확인한 결과, 전체 의원 21명 가운데 11명이 정확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다만 앞장서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한 명 한 명이 다 김해 시민들을 대표 한다'는 시의원들이 이런 식으로 소극적으로 행동해선 안 된다. 선거로 뽑힌 이들은 늘 주위에 심판의 눈길이 상존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게 바람직하다. 상식적인 용기를 기대한다.
 
이런 가운데, 제 의장의 행보는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 그는 얼마 전 일부 시의원들이 임시회 소집을 요구하자 이를 묵살한 적이 있다. 여론이 안 좋게 돌아가자 지난주에는 슬며시 인도네시아에 조사단을 파견하는 문제를 검토하겠다는 말을 꺼내기도 했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났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제시하지는 않고 있다. 시민들은 그 이유를 궁금해 하고 있다. 사정이 이런 까닭에, 제 의장에 대해서도 갖가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상황이 엄중하기 때문에 기자는 제 의장에게 기억을 환기하고자 한다. 기자는 지난 10일자 기사에서 "제 의장은 지금 기립박수가 터져 나오는 '아름다운 퇴장'이냐, 아니면 멸시와 조롱이 난무하는 '추한 퇴장'이냐의 기로에 서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 그 말씀을 한 번 더 드리고자 한다. 부디 실기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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