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의학은 과거에 비해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불임 환자는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증가 추세에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불임환자는 10여년 전에 비해 약 3배 정도 증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과거에 비해 여성들의 늦은 결혼과 결혼 후 긴 피임, 각종 질환으로 인한 난관폐쇄와 인공중절수술에 의한 자궁내막요인 증가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환경오염에 의한 배란장애와 사회적 스트레스의 증가 등을 들 수 있다.

불임과 난임 치료에 한방이 효과적인 경우는 기질적인 문제(자궁부속기의 구조적 문제)가 없으면서 기능적인 문제로 임신이 되지 않는 환자들이다. 몇 년 전 지인의 소개로 한의원을 찾은 김영숙(가명·28세) 씨는 결혼 후 곧바로 미국에서 4년간 유학생활을 했으나 임신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미국 병원에서도 검사를 받았으나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외형상 뼈대가 가늘고 추위를 많이 타는 데다 식욕이 낮고 외국생활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상태였다. 복부진찰을 해보니 몸은 약하지만 복부는 판판하게 긴장되어 있었다. 이런 경우 한방에서는 '신허'로 보는데, 증상에 맞는 약을 15일분씩 2회 복용하게 한 결과 임신에 성공했다.

또 다른 경우는 학원 강사로 근무하던 박민영(가명·35) 씨로 결혼 10년이 넘었는데도 임신이 되지 않아 고민하다 한의원을 찾았다. 그는 작은 키에 체중이 많이 나가고 식욕이 좋아 근골이 실하고 더위를 타는 편이었다. 복부진찰을 해보니 배꼽 주변을 누르면 통증이 심하고 배는 물렁하면서도 크고 통실했다. 학원 일로 스트레스가 많고 짜증도 많은 편으로 한의학에서는 어혈과 습답, 간기울결로 진단한다. 약을 15일분씩 2회 복용하게 하고 체중을 감소한 결과 임신에 성공해 결혼 10년 만에 딸을 얻었다.

이처럼 산부인과 검사에서 부부 모두 별다른 이상이 없는데도 임신이 원활이 되지 않을 경우 한방치료로 좋은 결과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는 동일한 조건의 불임이라도 체질변별과 한열, 허실 구분 등을 통해 각각 다른 치료법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위의 두 경우 모두 기질적인 이상은 전혀 없으면서도 신경이 예민하고 스트레스가 많다는 비슷한 조건이었지만, 처방은 전혀 다르게 해서 임신에 성공했다.

불임과 난임에는 복잡한 원인들이 존재하며 치료방법도 수없이 많은 상황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의사와 환자가 적극적으로 치료와 섭생에 임하다 보면 더 많은 불임·난임 환자들이 임신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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