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사람과이웃 출향인 탐방
품격 잃지 않는 합리성 한국 대표 보수주의자⑨ 연세대 명예교수 송복
  • 수정 0000.00.00 00:00
  • 게재 2011.02.15 17:19
  • 호수 11
  • 17면
  • 윤현주 편집국장(hohoy@gimhaenews.co.kr)

   
 
송복(74) 연세대 명예교수는 한국의 대표적 보수논객으로 통한다. 그는 자신의 색깔을 잘 드러내려 하지 않는 한국적 학문 풍토에서 스스로 '보수주의자'임을 내세울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일 것이다.

하지만 송 교수는 편협하거나 파당적인, 소위 '보수꼴통'은 아니다. 그의 글은 진보 진영을 비판하면서도 품격을 잃지 않으며 논리정연하고 설득력이 있다. 그의 문장은 간결하면서도 명쾌하다. 과거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 시절, 칼럼과 저서 등을 통해 소위 '좌파'를 날카롭게 비판했다. 하지만 그의 비판 대상이 좌파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다. 보수 성향의 김영삼 정권 시절에도 입바른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를 합리적 보수주의자로 부르는 이들이 적지 않은 이유이다.

송 교수는 동·서양 고전에 두루 능통한 정치사회학자로서도 명망이 높다. 하와이대 대학원에서 사회학을 전공했지만 어릴적부터 한학을 배워 논어 맹자 등 동양 고전에도 조예가 깊다. 그는 정년퇴임 후에도 각종 강연과 저술 활동으로 노익장을 과시하면서, 최근엔 동양 고전에 더욱 천착하고 있다.

아직도 할 일이 많아 하루가 짧다고 말하는 송 교수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늘 바쁘신 것 같은데, 요즘은 주로 무슨 일을 하십니까.
 
▶ '논어'에 '임중이도원(任重而道遠)'이라는 말이 있어요. '임무는 무겁고 갈 길은 멀다'는 뜻입니다. 학자의 임무는 진리를 캐는 것입니다. 이 진리를 캐는 작업은 죽어야 끝이 납니다. 내 제자 학자들이 연구하기 어려운 것이 우리 선인들이 한문으로 남긴 고전들입니다. 이들은 영어는 잘하는데 한문 저서는 제대로 읽지 못합니다. 그래서 우리 고전들을 재해석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어요. 근년에는 왜 우리가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는가 하는 원인을 캐고 있는데, 그 원류를 17세기 인조반정 이후부터로 보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 핵심에 우암 송시열이 있어요. 그래서 송시열의 '송자대전(宋子大典)'을 분석하고 있지요.
 

-교수님은 한국의 대표적 보수주의자로 불리고 있습니다. 동의하십니까? 보수란 무엇입니까?
 
▶ 나를 보수주의자라로 한 것은 김대중 정권 이후부터입니다. 그 이전 30년 동안 신문 잡지와 학술지에 수없이 글을 써왔지만 아무도 보수주의자로 부르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그때는 보수와 진보를 특별히 구분할 필요도 이유도 없었기 때문이지요. 김대중 정권이 들어서면서 '대한민국'이 흔들리기 시작했어요. 이때 많은 학자들이 기어이 지켜야겠다고 나서서 주장한 것이 자유민주주의이고 대한민국입니다. 대한민국, 지금까지 우리의 긴 역사에서 처음으로 갖는 국가다운 국가입니다. 이러한 대한민국을 만든 지도자는 과오가 많긴 하지만 이승만과 박정희 두 전직 대통령입니다. 그럼에도 김대중 노무현 정권은 '대한민국'을 부정했습니다. 나는 그들이 부정하는 이 대한민국을 지키는 데 온 힘을 쏟았고, 그래서 김대중 노무현 정권을 지지하는 '좌파'들이 나를 보수주의자라고 불렀습니다.

보수주의자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만 보수주의는 참으로 좋은 것입니다. 광복 후 우리나라 역사는 말할 것도 없고 미국 유럽 일본의 역사도 모두 보수주의자들이 만들고 대성취를 이룩했습니다.
 

- 2007년 펴낸 '위대한 만남-서애 류성룡'이 세간에 화제가 됐습니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 이 책에는 7개의 특별한 '류성룡 리더십'이 마치 숨은 그림처럼 들어 있습니다. 7개의 리더십은 오늘날 꼭 필요한 리더십입니다. 리더십은 400년 전이나 현재, 또 400년 후나 전혀 변함이 없습니다. 리더십은 인간사회의 경영과 관리의 본질이고 핵심입니다. 이 책을 읽으시는 분들은 7개의 리더십을 숨은 그림처럼 생각하면서 읽으면 더욱 흥미로울 겁니다.
 

- 요즘도 매주 등산을 즐기시지요. 등산의 매력은 무엇입니까.
 
▶ 옛말에 '천여불수(天與不受)면 반수기앙(反受其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늘이 주신 은혜를 받지 않으면 그 은혜는 반대로 재앙이 되어 나에게 돌아온다'는 뜻입니다. 우리나라 산들은 예외없이 명산들입니다. 하늘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베푼 큰 은혜입니다. 특히 젊은인들은 이 은혜를 받기 위해 열심히 등산을 해야 합니다. 등산을 하면 학교에서 공부를 하든, 회사에서 일을 하든, 효과를 몇 배로 봅니다. 이 은혜를 받지 않으면 나중에 고혈압 당뇨병 등 성인병 환자가 됩니다. 그것은 크나큰 재앙입니다.
 

- 삶의 가치관을 말씀해 주십시오.
 
▶ 재작년이던가요. 윤주영 사진작가가 '이 시대를 이끈 50인'의 인물 사진전시회를 했는데, 거기에 내 인생 가치관을 "내 글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선하게 바꾸어 놓는다면 그것이 내 인생의 성공이며 보람"이라고 쓴 적이 있습니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선하게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것, 그것이 나의 가치관입니다.
 
 
- 교수님의 삶에서 고향 김해는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 진례면 담안리가 고향입니다. 서울서 산 지가 어언 55년입니다만, 아무리 많은 세월이 흘러도 고향은 잊혀지지 않습니다. 어느 문학인들 모임에 초청받아 가서 정지용의 시 '향수'를 낭송해 대상을 받은 적이 있어요. '향수'와 '고향'을 늘 낭송하며 살지요. 고향은 잊혀지지 않는, 아니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실재(實在)입니다. 내 고향의 산과 들, 내, 흙과 나무들은 내가 쓰는 모든 글의 원동력입니다. 그 에너지로 오늘도 책을 읽고 글을 씁니다.


송복 명예교수는 ──────
1937년 옛 김해군 진례면 담안리에서 태어나 김해중학교 졸업 후 부산고로 진학하면서 고향을 떠났다. 서울대 정치학과와 신문대학원, 하와이대 대학원 졸업 후 서울대에서 정치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사상계 기자, 월간 '청맥' 편집장, 서울신문 외신부 기자,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와 국학연구원 원장, 문화체육부 청소년 보호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조직과 권력' '한국사회의 갈등구조' '열린사회와 보수' '동양적 가치란 무엇인가' 등 다수의 저서와 수많은 칼럼, 논문 등을 남겼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윤현주 편집국장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재미로 보는 주간 운세 2019년 8월 넷째 주재미로 보는 주간 운세 2019년 8월 넷째 주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비밀글로 설정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