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해와 독도 지킴이 활동을 담은 책 '청춘발작'을 펴낸 남석현 씨.
2010년 유럽여행하며 활동 시작
IHO '일본해' 표기 바로잡으려 노력
지난해 활동 담은 '청춘발작' 발간

"사실 세상은 99.9%의 2등이 만들어가지만 사람들은 1등만 보잖아요. 저는 다음 세대가 우리 세대를 일컬어 '대한민국에서 가장 편안한 삶을 부모님에게 물려받고, 가장 각박한 마음과 현실을 물려준 세대' 라 부를까 걱정돼요. 앞만 보고 가야 하는 경쟁 속에서 제 삶의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고 싶어요."
 
'동해' 표기 확산을 위해 전 세계를 누빈 끝에 1만 2천여 명의 서명을 받아 국제수로기구(IHO)의 80개 회원국에 발송한 단체가 있다. 인제대 재학생 및 졸업생으로 구성된 동해와 독도 지킴이 '동해수문장'이다. 지난 2월 학교를 졸업한 이 단체의 리더 남석현(28) 씨는 최근 동해와 독도 지킴이 활동 내용을 담은 '청춘발작(이지출판사 펴냄)'이라는 책을 펴냈다.
 
남 씨는 취업이라는 현실과 이상 사이의 평행선 위에서 중심을 잡지 못했던 평범한 20대 청년이었다. 그는 2009년 대학교 2학년 때 교육과학기술부의 대학 교육역량강화사업에 선정된 인제대학교의 '단기역량 강화연수'에 참가해 처음 해외 여행을 떠났다. 이 경험은 그의 마음을 울렁거리게 했다. "첫 해외 여행 후 '스스로 행복한 일을 하자'라는 생각에 하고 싶은 일에는 무조건 도전했어요. 교내 대회, 인턴십, 홍보대사, 공모전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했죠. 시야를 넓히기 위해 상금과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으로 방학마다 해외로 떠났죠. 지금까지 방문했던 나라만 22개 국이 넘어요."
 
남 씨는 2010년 동생과 유럽여행을 떠난 길에 동해와 독도를 외국인에게 홍보하기 시작했다. 이 일을 계기로 '다음 세대에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삶을 살자'고 다짐했다. 마음을 다잡은 그는 2011년 4학년 2학기 때 다른 친구들이 취업을 위해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새로운 일을 준비했다. 국제수로기구(이하 IHO)에서 발간하는 <해양과 바다의 경계> 해도에 '일본해'라고 표기된 사실을 알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5명의 친구들과 '동해수문장'을 만든 것이다. "많은 사람과 함께한 추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요. 해외에서 서명운동 활동을 할 때는 힘들다는 생각을 못했어요. 오히려 국내에서 해외 활동을 준비할 때 속상한 일이 더 많았어요."
 
2011년 가을 그는 동해수문장의 활동을 함께 논의해보자는 업체의 연락을 받고 급하게 서울로 올라갔다. 밤새 피켓을 만들어 한복을 입고 갓을 쓴 뒤 서울로 향했다. 하지만 인제대에서부터 서울까지 가는 동안 그를 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차가웠다. 사람들은 "동해? 독도? 그게 너 밥 먹여주느냐? 누가 시켰나?"라는 말을 무심히 내뱉었다. 활동 협조를 요청하느라 반 년 동안 천 군데 넘게 문을 두드렸지만 'NO'라는 대답만 들어야했다.
 
이같은 국내의 냉대에도 굴하지 않은 그는 2012년 1~4월 4개월간 7개국을 방문해 1만 2천 여 명의 응원 서명을 받아 IHO의 80개 회원국 담당자에게 발송했다.
 
남 씨의 활동은 <청춘발작>에 고스란히 담겼다. 이 책은 '청춘의 지도를 따라서' '천 번의 거절, 천 한 번의 도전'으로 구성돼 있다. 쿠알라룸푸르, 프랑크푸르트, 샌프란시스코, 모나코 등에서 펼친 활동이 상세하게 설명돼 있다. 남 씨는 "동해수문장의 땀과 뜨거운 열정이 책으로 출간돼 정말 행복하다. 올 가을에는 전국의 초·중·고등학교를 찾아가 아이들에게 우리 이야기를 들려주고 동해와 독도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싶다. 지금껏 해왔던 것처럼 한국을 해외에 홍보하는 활동을 해나가겠다"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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