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어초등학교 학생들과 교사들은 "사랑합니다"라고 인사한 뒤 수업을 시작한다. 사진은 지난해 새단장한 교실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는 모습.

나라·학교·친구·책·자연·한글 사랑 옥영석 교장 '육각사랑 실천' 제안
학습·생활 분위기 변화에 큰 영향

허왕후 '쌍어문' 역사에서 유래된 학교 이름 바로 알기 교육
교사들 십시일반 기부 장학회 큰 호응

김해지역 초등 유일 씨름부 수준급 실력 관악부·합창부 자랑
올해 개교 20주년 기념 체육대회 열어


"사랑합니다. 선생님!", "사랑합니다. 여러분!"
 
신어초등학교(교장 옥영석) 학생들과 교사들 사이에 아침 첫인사는 이렇게 시작한다. 인사를 주고받는 학생들과 교사들의 표정이 밝다. 다른 학교에선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가슴 훈훈한 장면이다. 이 인사법은 지난해 부임한 옥영석 교장의 생각에서 나왔다. 그는 부임하자마자 '육각사랑 실천'을 강조하며 학생과 선생님, 친구들 사이에 인사를 이렇게 하도록 제안했다. 옥 교장의 육각사랑이란 나라사랑, 학교사랑, 친구사랑, 책사랑, 자연사랑, 한글사랑이다.
 
매사에 감사할 줄 알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면 교육은 자연스럽게 바로 선다는 것이 옥 교장의 철학이다. 그는 올해 육각사랑 실천사항을 기재하는 교재인 '바른생활 실천장'을 만들어 재학생 전원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옥 교장은 "인사말을 바꿨을 뿐인데 학생들이 교사들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바뀌었다. 무엇보다 학생 간의 다툼이 사라졌다"며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을 학생들에게 강조했더니 학교 시설이 파손되는 경우도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 신어초등학교 WEE클래스 상담실. 상담전문 교사가 상주하고 있다.
학생들이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을 키울 수 있도록 신어초등은 지난해부터 '우리학교 바로알기'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신어(神魚)'에 대한 어원을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학교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하는 것이다. 옥 교장은 "가락국의 왕비 허황후가 인도 아유타국에서 김수로왕을 만나러 올 때 파도가 일지 않도록 쌍어(雙魚)를 새긴 배를 타고 왔다. 여기에서 유래해 '신어(성스러운 물고기)'라는 말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이름을 통해 가락국의 고귀한 역사를 일깨워주기 위해 지난해부터 직접 모든 학급에 들어가 우리학교 바로알기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옥 교장은 신어에 대한 유래를 알기 위해 지난해부터 가락국에 대한 역사서적을 살펴보고 역사학 교수들의 자문을 얻고 있다고 했다.
 
학교 구성원들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심기 위해 옥 교장만 발 벗고 뛰는 것이 아니다. 신어초등 교사들은 제자를 사랑하는 마음을 모아 지난해 '신어사랑 나눔회'라는 장학회를 설립했다. 장학회에 등록한 신어초등 교사들은 매월 일정 금액을 기부한다. 지난해에는 1년 동안 모은 장학금 600만 원을 가정형편이 어려운 재학생 20명에게 전달했다
 
이밖에 신어초등은 지역주민들에게 사랑받는 김해지역 초등학교 유일의 씨름부, 수준 높은 실력을 갖추고 있는 합창부, 관악부 등을 운영하고 있다. 옥 교장은 "관악부의 경우 지역주민들이 각종 위문공연행사에 초청할 만큼 실력이 상당하다. 관악부를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해 올해 관악실을 따로 만들었을 정도"라고 자랑했다.
 
올해 신어초등은 개교 20주년을 맞았다. 지난 1일 학교 운동장에서 학생과 학부모, 교사, 동창회, 마을주민들이 참여한 '개교 20주년을 신어가족 한마음 체육대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과 교사들은 "해마다 열었던 운동회보다 더 많은 주민들과 학부모들이 참가해 줄다리기와 제기차기 시합을 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즐거운 하루였다"고 전했다.
 
신어초등은 학교 건물이 오래됨에 따라 지난해부터 대대적인 학교환경 개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화장실과 일부 교실의 현대화 공사를 마쳤고, 식수대도 층마다 설치했다. 올해는 그린스쿨 사업을 경남도교육청에 신청할 계획이다. 이 사업을 통해 낡은 천정과 바닥을 모두 교체하고 태양열 발전기도 들이는 등 학교환경을 크게 개선시키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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