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성행하기 전, 모든 영화관은 '단관'이었다. 1관에서는 이 영화, 2관에서는 저 영화를 상영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뿐인 상영관에서 오직 한 작품만 상영했던 것이다. '단관극장'은 이제 독립·예술영화를 상영하는 곳으로만 남아 있다.

그러나 귀하디 귀한 이 '단관극장'이 김해에는 5곳이나 있다. 김해도서관, 김해문화의전당 영상미디어센터, 김해문화원, 김해박물관, 진영한빛도서관 등이다. 정식으로 간판을 내걸지는 않았지만, 편안한 좌석에서 커다란 스크린을 통해 영화를 볼 수 있으니 '영화관'이라 일컬어도 무리가 없을 듯하다.

김해도서관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3층 시청각실에서 영화를 상영한다. 도서관 주 이용 계층인 유아 및 어린이, 학부모를 겨냥해 '곰돌이 푸' '리틀 디제이' 등 애니메이션과 가족영화를 주로 선보인다. 김해문화의전당 영상미디어센터는 일주일에 두 번,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 각각 '수요영화산책', '토요가족시네마'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수요영화산책'에서는 매달 주제를 정해 '타인의 삶' '8월의 크리스마스' 등 대중성과 작품성을 고루 갖춘 영화들을 상영한다.

이번달부터 정기상영을 시작한 김해문화원은 경남시네마테크와 연계해 매달 셋째주 금요일 오후 3시와 7시에 독립·예술영화를 선보인다. 주로 멀티플렉스에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작품들을 준비할 예정이다. 이 외에 김해박물관과 진영한빛도서관은 매주 일요일 오후 2시, 각각 강당과 시청각실에서 가족영화를 상영한다.

20여 년 전, 아담하고 소박한 단관극장에 앉아 영화가 시작하기만을 숨죽여 기다리던 그 추억을 느껴보자. 5곳 모두 무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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