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가 얼마 전 백화점 입점에 대한 찬반 의사를 알아본다며 여론조사를 했다. 그런데 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왜?
 
<김해뉴스>는 어느 날 황당한 제보를 받았다. 김해시가 전화로 여론조사를 했는데, 내용이 황당하다는 것이었다.
 
제보자가 녹음한 내용을 들어보니 조사 목적과 의도가 불순했다. 백화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가, 경전철 활성화에 기여할 것인가... 이런 질문에 누가 아니라고 대답하겠는가.
 
특히 외동 김해여객자동차터미널 부지에 백화점이 들어서면 이웃 대도시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겠느냐는 질문이 있는데, 절로 쓴웃음이 나왔다. 상식적으로 부산이나 창원에서 쇼핑을 위해 일부러 찾아올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질문의 수준 자체가 한심하기 이를 데 없었다.
 
신세계 대형유통점 특혜 논란의 핵심은 백화점의 필요성 여부가 아니다. 인구 52만 도시로 성장한 김해에는 당연히 백화점이 필요하다. 제대로 된 백화점이 제대로 된 절차에 따라 제대로 된 위치에 들어선다면 누구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
 
반대 및 비난 여론이 거세지는 이유는 '김해시민의 땅'을 재벌에게 내주려는 김맹곤 시장의 행태 때문이다. 지금 신세계가 보유한 땅은 LH공사가 내외동 신도시를 개발할 당시 시민들을 위한 버스터미널로 헐값에 제공한 곳이다. 애초부터 이곳은 시민들을 위한 공공의 땅이었던 것이다. 그런 땅을 특정인과 재벌이 천문학적 차익을 발생시키면서 함부로 사고팔고, 시가 행정적 뒷받침을 하려고 하니 문제가 되는 것이다.
 
나아가 대형유통점이 터미널 건물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터미널 자리가 협소하다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신세계 내부에서 유출된 것으로 보이는, <김해뉴스>가 수도권 소재 언론을 거쳐 입수한 자료를 보면, 신축건물에서 터미널이 차지하는 비율이 알려진 것보다 더 협소하게 나와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김해시는 왜 어설픈 여론조사를 실시했을까.
 
일부에서는 시에 우호적인 특정 기자를 비호하기 위해서라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김해시의회 하선영 의원은 "(특정 기자가 쓴) 기사를 보면, '김해시민들은 백화점 입점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표현이 있다. 그래서 언제 조사를 해봤느냐고 김해시 관계자에게 따졌더니 답을 못하고 얼버무렸다"며 "(여론조사를 실시하지도 않았는데) 특정 기자가 허위사실을 보도한 게 탄로 날 듯하자 김해시가 이 기자를 엄호하기 위해 뒤늦게 여론조사를 실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해시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정상적인 여론조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는 셈이다.
 
기자가 이 부분에 대해 답변을 요구하자 김해시는 역시 얼버무렸다. 김해시 관계자는 "조사 결과 찬성 의견이 많이 나왔지만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며 발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해, 나름의 속사정이 있음을 에둘러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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