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형열 영일케미칼(주) 사장이 자동차용 브레이크 부스터 입·출력 컨트롤러 설비 앞에서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은 우리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면서 전 세계 자동차 생산 5위라는 위치까지 올라섰다. 자동차는 2만여 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진 현대공학의 결정체로 요즘은 '얼마나 잘 달리느냐'보다 '얼마나 잘 정지하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다.
 
자동차가 정지하기 위해선 '브레이크'라는 것을 작동해야 하는데, 국내는 물론 세계 유수의 자동차 부품회사에 브레이크를 생산·납품하는 기업이 김해에 있다. 
 
김해시 진례면에 자리 잡은 영일케미칼(주)(대표이사 문형열)은 자동차용 브레이크 부스터(배력장치)의 입·출력 컨트롤러를 생산하는 회사로, 현대모비스와 다국적기업인 델파이에 납품하고 있다.
 
1988년 창업 후 국내시장 독점
문형열 CEO '화의' 구원투수 영입, 기술·품질 세계 1등 기업 목표

지난 1988년 창업 이후 국내 자동차 브레이크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던 이 회사는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부도위기까지 몰려 현재 '화의'가 진행 중이다. 이처럼 어려운 회사를 살리기 위해 구원투수로 등판한 사람이 바로 현재 CEO를 맡고 있는 문형열 대표다.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문 대표는 기아자동차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다 자동차 부품사업에 뛰어들었다가 기업사냥꾼(적대적 M&A)에게 20년 가까이 운영하던 회사를 빼앗긴 아픈 과거를 가졌다.
 
경쟁회사였던 영일케미칼이 경영악화로 화의를 신청하면서 지난해 7월 전문 CEO로 영입됐다. 문 대표는 CEO 취임 6개월여 만인 지난해 말 92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고 적자 규모도 반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문 대표는 "전 직원들이 임금 동결에 흔쾌히 동의하는 등 회사 살리기에 동참하고 있다"면서 "외부의 도움 없이 3~4년 안에 화의를 조기 졸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의 전체 종업원 수는 60여명으로 직원 대부분이 창업 멤버들이다. 이들은 '살아도 회사와 함께 살고 죽어도 회사와 함께 죽겠다'는 각오로 회사 정상화를 위해 굵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처럼 임직원들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똘똘 뭉치자 문 대표는 직원들에게 현장 중심의 경영을 외치며 업계 1위가 되기 위한 '프로정신'을 주문했다. 이는 그동안 자동차 브레이크 부품을 생산하면서 쌓은 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도전과 실천으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공정이 복잡하고 제품에 대한 A/S가 많은 자동차 브레이크 부품과 같은 몰드(사출) 시장의 특성상 생산주문량이 적을 경우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기업이 부실해지기 쉽다고 한다. 과감한 설비투자와 대량생산으로 단가를 줄이면서 고객을 확보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문 대표는 일본 기업들의 성공기를 들려주며 직원들을 독려하는데, 이른바 일본전산의 '3류 대학 출신으로 1류 회사'만들기 프로젝트를 자주 인용한다. 이 프로젝트는 '인간은 누구나 자기계발을 통해 최고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다만 최고를 위해선 뼈를 깎는 자기 노력과 변화가 반드시 따라야 한다.
 
문 대표는 또 품질향상을 위해 '데이터분석 경영시스템'과 '소크라테스 경영철학'을 도입했다. 데이터분석 경영시스템은 사실에 기초를 둔 의사결정도구로서 수치화된 정확한 자료를 근거로 한다. 또 소크라테스 경영철학은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고 겸손한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이냐고 묻자 그는 "지난해까지 적자가 2억 원이었는데 올해 5억 원 흑자를 달성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며 "궁극적으로는 기술과 품질 모두 세계 1등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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