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싸움소 주인 김두만 씨가 의령대회에서 우승한 강남스타와 우승기를 자랑스럽게 보여주고 있다.
40년 넘게 싸움소 키워 우승만 21번 차지
건강 허락한다면 앞으로 계속 소 기를 터

"기특하다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아무도 우승을 예상하지 못했던 '강남스타'가 전국 스타가 됐습니다."
 
최근 경남 의령에서 제3회 의병의 날 기념 축제 행사 중 하나로 제26회 의령민속소싸움대회가 열렸다. 최중량급(851kg)인 대백두급에서 김해의 황소인 강남스타가 우승을 차지했다. 소 주인(우주·牛主) 김두만(70·동상동) 씨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대회 우승기를 만지며 강남스타를 사랑스런 눈빛으로 쳐다본다.
 
김 씨는 40년 넘게 싸움소를 길러 왔다. 전국소싸움대회 우승 경력만 해도 21번이나 된다. 지금까지 길렀던 많은 소 중에서도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의령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강남스타는 특히 기특하다며 연이어 자랑을 늘어놓는다.
 
강남스타는 몸무게가 970㎏이다. 그는 예선전부터 결승전까지 늘 몸무게가 더 나가는 소를 만나 싸워야 했다. 결승에서 강남스타가 만난 상대 소는 15년 동안 출전 대회마다 우승했던 함안의 '백두'였다. 백두는 몸무게도 1천250㎏으로 강남스타보다 280㎏이나 더 나갔다. 그러나 강남스타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우승을 차지했다. 김 씨는 "지난해 10월에 강남스타를 만났다. 그 때 몸무게는 지금보다 220㎏이나 적은 750㎏ 밖에 안됐다. 싸움소로 키운 지 1년도 안 돼서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두니 기분이 날아갈 듯 좋다"며 껄껄 웃었다.
 
15년 연승 행진을 펼치던 백두를 이길 수 있었던 훈련 비결을 물었다. 김 씨는 하루에 한 시간 정도 걷고 뛰기를 꾸준하게 반복한 게 비결이라고 답한다. 김 씨는 강남스타에게 아낌없는 정성을 쏟았다. 싸움소에게는 콩과 보리쌀, 사료 등을 주재료로 만든 '화식(쇠죽)'을 먹인다. 대회를 앞둔 시점에는 사람이 먹는 달걀이나 강장제, 십전대보탕 등 보양식을 먹여 힘을 기르게 했다. 의령소싸움대회가 진행되는 나흘 동안 강남스타가 묶여 있는 대기실 앞에 텐트를 치고 자면서 강남스타를 보살피기도 했다.
 
"소싸움이 열리는 기간 동안에는 소고기가 들어간 음식은 입에도 안 댑니다. 싸움에 나가는 소에 대한 예의죠. 이제 대회가 끝났으니 강남스타는 적어도 3개월은 쉬어야 해요. 소도 감정을 가지고 있는 동물인데, 어떻게 싸움만 하라고 몰아 붙이겠어요. 오는 10월 진주에서 열리는 전국소싸움대회를 준비하면서 체력을 보강해 나가야지요."
 
앞으로도 계속 싸움소를 기를 거냐고 물었다. 김 씨는 "40년 넘게 싸움소를 길러오다보니 가족들은 '이제는 나이도 들었으니 그만하라'고 이야기한다. 30살 무렵부터 싸움소를 길러왔다. 어떻게 한 순간에 그만 둘 수 있겠나? 소가 싸움에서 이기고, 우승을 차지한 걸 보는 쾌감을 말로 다 표현 할 수 없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싸움소를 길러가며 즐겁게 살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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