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평생을 독일 사회에서 살아온 나에게 한국과 독일사회의 차이점을 제시하라면, 한국은 지나치게 체면을 중시한다는 점이다. 눈치를 잘 봐서 서로의 체면을 지켜주고, 마음 상하지 않게 하는 기술이 없으면 살아가기 힘들기 때문은 아닐까.
 
나는 이 점을 자유라는 개념과 관련지어 생각해 보았다. 자유에 대한 정의는 쉽지 않다. '개인적, 사회적으로 책임이나 강제적인 의무, 즉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일에 대한 짐을 벗어 던지고 해방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느낌의 상황'이다. 실제로 인간의 삶은 끊임없는 자유와 비자유의 혼합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사회적 책임이나 의무를 벗어 던지고 해방될 수가 없다.
 
얼마 전 TV 토론에서 독일 철학자들은 사랑이 가장 큰 자유라고 했다. 어느 누구의 구속도 받지 않고 나 아닌 다른 사람을 끊임없이 생각하는 것의 자유라는 의미이다.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의 잘못을 용서하고 보호하고 책임을 지는 어머니의 사랑을 근본으로 하기에 이런 정의가 가능하리라.
 
자유의 반대는 구속 또는 속박이다. 자유는 성장과 발전과 창의력을 촉진하고, 구속은 사고의 발전과 성장을 제한한다. 그래서 어린이 교육은 자율적 사고 기능을 키워주어야 하는 것이다.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야말로 창의력을 가진 인재를 기르는 방책이다. 독일에서는 '어린이는 작은 어른이 아니다'라고 한다. 그리고 또 '어린이는 어린이 그대로 두라'고 한다. 어른들의 잣대로 어린이들을 재려 하지 말고 어린이들의 자유를 존중하라는 말이다. 체면을 중시하는 한국 사회가, 어른들이 체면을 중시하다가 어린이들의 자유를 억압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먼 나라에서 한 마디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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