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형심 사진작가.
평범한 가정주부서 그림 배우다 사진까지
최민식 작가 수업 듣고 제2의 인생 시작

창원시 진해구 이동의 북 카페 겸 갤러리인 '갤러리 마중'에서 사진전시전이 열리고 있다. 다음달 15일까지 계속된다. 주제는 '올랑가 몰라'. 주인공은 양형심(44) 작가로 그의 첫 전시전이다. 그는 8년 전까지만 해도 김해의 평범한 가정주부였다. 지금은 한국사진작가협회, 김해사진동호회(GSLR) 회원인데다 전시전까지 여는 전문작가로 성장했다.
 
지난 11일 내동의 문화카페 '재미난 쌀롱'에서 양 작가를 만났다. 그는 2005년 김해문화원에서 유화를 배우다가 갑자기 사진에 관심이 생겼다고 한다.
 
대개 초보 화가들은 사진을 보면서 그림을 그린다. 양 작가도 자신이 찍은 사진으로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진 것이다.
 
양 작가는 2006년 3월 인제대학교에서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의 대가인 최민식 작가를 만났다. 최 작가는 1957년 카메라를 잡은 이후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웃들의 삶을 고스란히 사진에 담은 사람이다. 그는 지난 2월 12일 향년 85세로 영면했다. "인제대 평생교육원 사진 강좌 수업을 받으면서 최 교수를 만났어요. 최 교수는 2002년도부터 부산대, 인제대 등에서 사진교양 강의를 맡아 했죠. 그 후로 2년 동안 그의 사진 수업을 들었습니다."
 
그는 이를 계기로 최 작가의 제자가 됐다. 그에게서 사진을 제대로 배우다보니 자연스럽게 사진세계에 푹 빠지게 됐다고 한다. 최 작가가 찍은 인물사진을 사진을 보면 모두 주인공이 말하려고 하는 메시지가 있다고 한다. 그 메시지를 사진 한 컷에 담아낸다는 것은 사실 쉬운 게 아니라는 게 양 작가의 설명이다.
 
그 스승에 그 제자다. 양 작가도 인물사진 찍기를 좋아한다. 특히 노인 사진 찍기를 즐긴다. "삼랑진 등 밀양의 오지마을에 자주 가요. 그곳 어르신들은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분들이죠. 제가 찾아가면 경계하지 않고 반겨주면서 먹을 것을 내어주기도 하죠. 얼굴은 주름으로 가득하지만 아이 같은 영혼을 지닌 어르신들을 보면 표정 하나까지 찍어서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어진답니다."
 
양 작가는 스승인 최 작가처럼 사진 한 장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사진작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냥 예쁘고 보기 좋은 사진보다 사연이나 이야기가 곁들여진 사진을 찍고 싶다는 뜻이다.
 
스승은 떠났지만 양 작가는 제자들의 모임인 '사진작가 최민식 온라인 카페(cafe.daum.net/photocms) 운영자로 활동한다. 이곳에서 스승의 작품세계를 동경하며 따르고 있다.
 
"최 교수의 2년 수업이 끝난 뒤에도 자문을 받는 등 많은 배움을 얻었지요. 최 교수가 직접 찍어준 작품사진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고요. 덕분에 사진작가로서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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