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시 내동 동부아파트 107동 6층에서 주민 류석건(75) 씨가 경전철 박물관역을 가르키고 있다.

오는 4월 김해~부산 간 경전철이 개통을 앞둔 가운데 이 구간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소음은 물론 사생활 침해 등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지난 22일 만난 동부아파트 주민들은 경전철 얘기가 나오자 한숨부터 내쉬었다. 동부아파트는 박물관 역과의 거리가 불과 100m도 채 되지 않아 경전철의 안내방송은 물론 진입 시 선로에서 나는 소리까지 고스란히 전달될 정도다.
 
역사내 안내방송 그대로 들리고 곡선 철로에선 금속성 귀찢는 소리
베란다 창문 통해 거실쪽 노출 시 "방음벽·유리선팅 등 고려"

이 때문에 주민들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윤정애(54) 씨는 "경전철이 진입할 때 마다 '삐이~익'하는 쇠 가는 소리가 들려 머리가 아플 지경"이라고 말했다.
 
15층에 살고 있다는 류석건(75) 씨도 "예전에는 차가 많이 다녀도 소리가 다 앞으로 퍼져나갔는데 역이 들어서고 난 뒤 모든 소리가 반사돼 올라와 시끄러워 견딜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특히 이 아파트 107동의 경우 역과 바로 마주보고 있어 사생활 침해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두 달 전 이사 왔다는 박하교(63) 씨는 "우리집이 6층인데, 밖에서 경전철 공사하는 인부들과 거의 매일 인사를 나눌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 박씨의 집에서 바라본 경전철 육교는 10m도 채 되지 않을 정도로 가까웠고 대합실 안도 훤히 보였다.
 
▲ 박물관역 육교와 동부아파트 107동 간의 거리는 10여m도 채 되지 않는다

또 다른 주민 박상욱(52) 씨도 "하루 평균 5만 명 정도가 경전철을 이용한다고 하던데 이제 여름이 되면 집에서 편한 옷도 못 입는다"고 말했다. 게다가 밤만 되면 역이 환하게 켜져 커튼을 쳐도 집으로 불빛이 새어 들어온다고 하소연했다. 윤 씨는 "역에 형광불빛 같은 전등이 켜지니까 밤에 불을 안 켜도 될 정도였다"며 "커튼을 쳐도 불빛이 새어 들어오니 며칠 밤잠을 설쳤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해시청 홈페이지에도 항의성 글이 잇따르고 있다.
 
가야대역 근처에 산다는 김모 씨는 "삼계역으로 진입해 오는 차량이 곡선으로 진입하고 감속하면서 내는 금속성의 소리가 크다"며 "계속적으로 이런 소리를 들어야 한다면 매우 고통스러울 것 같다"는 글을 올렸다.
 
동일아파트에 살고 있는 주민 최모 씨도 게시판을 통해 "수로왕릉역에서 매일 오전 4~5시 사이 경전철 안내 방송이 나오는데 정말 시끄러워서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추운 겨울철이라 창문을 닫은 상황인데도 '딩동댕'으로 시작하는 남자분 목소리가 상당히 크게 들린다"며 "꼭 필요한 방송이라면 볼륨을 낮추든지 방음벽을 설치하든지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김해시 경전철 추진계 최성만 담당자는 "시운전 기간 중 본선 전 구간에 대해 소음 측정을 실시하고 있으며 부산김해경전철조합과 소음을 줄이기 위해 선로 연마 작업도 하고 있다"면서 "그래도 법정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 방음벽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사생활 침해와 관련해 김해·부산 경전철 주식회사 황재선 주임은 "경전철 구조물 외벽에 차폐시설 설치나 발코니 유리 선팅 등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해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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