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1Q84>를 읽으면 문학잡지의 편집장이 신인상 응모작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문장의 흐름은 어설프지만 상상력이 뛰어난 어떤 신인의 응모작품에 매력을 느끼고, 1차로 작품을 걸러내는 일을 하는 심사담당자에게 천재적 상상력을 보이는 이 신인의 글을 재구성해서 당선될 수 있게 작업을 시키는 이야기가 나온다.
 
완벽한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은 편집장 개인의 욕구이기도 했던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아무것도 모르는 독자는 훌륭하게 만들어진 작품을 읽는 행복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고, 그 일을 도모한 편집장은 개인적인 희열을 느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예쁜 포장지처럼 만들어지는 작품의 탄생 과정을 나중에 알게 된다면 독자의 기분은 어떨까? 최근 종편방송들의 5.18관련 보도프로그램 왜곡방송을 두고 말들이 많았다. 그것이 사실이라고 생각하거나 혹은 사실이기를 바라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언론이 독자가 원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서 뉴스를 생산한다면 그것은 잘 짜인 각본과 다를 게 없을 것이다. 가공된 사실을 만들어 내는 일은 독자의 알권리 또한 철저히 무시하는 셈이 된다. 그래서 타협하지 않는 용기와 사명감이 필요할 것이고 독자들의 성원과 격려는 그 원천이 될 것이다.
 
요즘 <김해뉴스>를 통해 들여다보는 관청 주변이 시끄럽다. 특히 논란의 중심에 서서 자기가 원하는 말들만 언론이 해주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될 일이다. 지역 언론의 풍향계로 자리 잡은 <김해뉴스>가 지금의 모습처럼 계속 정진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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