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신도시에 방문하면 느낄 수 있는 바이지만 계획에 의하여 잘 정비된 모양을 보면 마음이 절로 시원해진다. 건물들이 서로 조화를 갖춘 형태로 지어져 있고 그 사이로 차들이 잘 다닐 수 있는 도로가 열려 있으면 도시의 기능이 원활할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구조는 기능을 제한하므로 도시의 구조가 좋으면 살고 있는 사람들이 편리함을 얻고 도시민 전체의 삶의 효율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인체와 얼굴의 구조도 이러한 이치와 같다. 그러면 무엇을 기준으로 나누어 보는 것이 좋을까?

관상학을 다루고 있는 고전에는 다양한 형태의 분류를 기술하고 있다. 가장 쉽게 접근하면서 큰 개념을 파악할 수 있는 내용부터 다루어보기로 하자.

고전에는 얼굴의 부위를 육부(六府), 삼재(三才), 삼정(三停), 오관(五官), 오성육요(五星六曜), 오악사독(五嶽四瀆), 사학당(四學堂), 십이궁(十二宮) 등 다양한 분류를 통하여 표현하고 있다. 처음 접하는 사람은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으니 알쏭달쏭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문자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관상학에 대한 흥미를 서서히 잃는다. 또 이 많은 것들을 어떻게 외우고 정리를 할지 고민에 빠지게 되고 페이지를 거듭하면서 서서히 관상 공부에서 멀어지게 마련이다. 작심하고 책을 샀다가도 포기하게 되는 것은 술어(術語)에 대한 부적응 요소도 큰 원인이 된다.  필자 또한 이러한 과정을 거듭 거치면서 서서히 학문적 이해를 이루게 되었다. 천재적 재능을 가진 사람 외에는 이런 과정이 생기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집필하게 된 배경도 최소한 접근 방법이라도 제시해 보겠다는 뜻에서다. 늘 글의 제목에 키워드나 힌트를 위주로 선정하여 두었으니 제목이라도 되새겨본다면 쉬운 이해가 가능할 것이다.

얼굴의 부위를 어떻게 나눌지는 이미 책에 있지만 원리를 연구하는 차원에서 각자가 여러가지 기준으로 나누어 볼 수도 있다. 동서남북이나 높낮이에 의해, 또는 요철의 모양을 기준으로도 할 수 있다. 눈과 입은 움직이는 부위요 코와 귀는 잘 움직이기 어려우니 동(動), 부동(不動) 요소를 기준으로 나누어 볼 수도 있는 것이다. 또 눈은 보고, 귀는 들으니 각 부위의 기능을 위주로 나누어 볼 수도 있다. 이렇게 기준을 다양하게 삼을 수 있으니 옛 사람들도 다양한 기준을 통하여 분류하였을 것이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얼굴의 부위에 관한 분류는 단순히 위치에 의한 분류도 있지만 그 부위가 갖는 기능을 여러 형태로 분류한 것이 대부분이다. 위치에 의한 분류도 결국 그 부위가 갖는 기능과 의미 해설로 연결된다. 삼재, 삼정, 오악, 오성 등은 위치를 기준으로 기능을 해석한다. 삼정(三停)에서 '삼'이라는 문자가 말하듯이 셋으로 나누었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나머지는 부위의 기능을 중심으로 분류하는 것이다. 십이궁에서 눈썹은 형제궁(兄弟宮)이라 표현하고 있다. 눈치로 보더라도 형제와 관련된 기능과 의미 해석이 가능할 것이라는 짐작이 가는 것이다. 과거 사회에서는 실제 형제의 다소, 우애 등을 따졌지만 현대처럼 형제가 작은 시대 상황에서는 친우와의 유대 관계나 소통 능력, 친우의 많고 적음을 해석하는 부위로도 의미 확장이 가능하다.

이렇게 명칭이 기능을 말하고 있으니 참 쉬운 것이다. 여기에 현대적 해석을 가하면 관상의 안목이 저절로 이룩되는 것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관상은 보는 것이라 원리만 알면 이해가 쉽다. 상기 분류에 대한 설명은 다음 편에서 계속하기로 한다.







박청화 청화학술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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