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김해시보건소 3층 소회의실. 보건사업과, 건강증진과, 위생과, 건강지원센터 직원 271명이 오전과 오후로 나눠 한자리에 모였다. '김해시보건소, 청렴한 조직을 꿈꾸다'라는 주제로 특별 청렴교육이 열렸기 때문이다. 교육은 김해시 조강숙 감사담당관이 맡아 진행했다.
 
교육장의 분위기는 무거웠다. 자리에 모인 보건소 직원들의 표정도 그리 밝지 않았다. 경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지난해 10월부터 보건소를 압수수색한 뒤 지난달 보건소장을 비롯한 직원 7명이 최근 뇌물수수와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로 입건되거나 기관통보돼 직위가 해제 됐기 때문이다. 이날 교육이 펼쳐진 것도 이같은 일 때문이었다.
 
일부 보건소 직원들은 비위를 저지른 보건소 직원들 때문에 지난해부터 경찰·언론 등에 시달려왔다고 털어놨다. 보건소 공무원들의 비위가 사실로 드러나자 다른 직원들의 사기는 많이 떨어진 상황이다. 청렴교육의 내용과 직원들의 반응을 살피러 나온 기자에게 감사담당관은 교육에 앞서 "좀 민감한 이야기를 해야 될 것 같다. 보건소 직원들의 사기를 생각해서라도 민감한 사항에 대한 질문을 자제해 달라"라고 부탁했다.
 
▲ 지난 4일 김해시보건소에서 열린 청렴교육 현장.

감사담당관의 말대로 이날 교육은 보건소 직원들의 마음이 불편해질 만한 민감한 이야기들로 채워졌다. 감사담당관은 직위가 해제된 보건소 공무원들의 비위 혐의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공직자 행동강령위반 내용도 함께 설명했다. 부정 업체에 돈을 받고 편의를 봐주다가 직장과 가정, 동료까지 잃은 다른 보건소 공무원의 사례까지 소개됐다. 감사담당관이 실명을 밝히진 않았지만, 보건소 직원들은 비리를 저지른 직장 상사 또는 동료의 얼굴을 떠올리며 자신을 돌아봤을 것이다.
 
이번 특별 청렴교육이 보건소 공무원들로 하여금 더욱 청렴하게 공직생활을 수행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비단 기자의 생각만은 아닐 것이다. 2년 연속 청렴도 최하위권에서 헤매는 김해시가 오명을 벗기를 시민들도 바라고 있을 것이다. 공무원이 봉사정신보다 자신의 욕심을 앞세우면 개인과 조직은 물론 사회를 병들게 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 김해시보건소는 이번 청렴교육 외에도 앞으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청렴한 공직생활을 위한 과제를 발굴하고 실천해 나가기로 했다고 한다. 이런 노력이 헛구호에만 머물지 않고 큰 결실을 거두기를 기대해본다.
 
한마디만 더. 김해시보건소는 평소 취재협조가 잘 안 되는 조직으로 손꼽힌다. 앞으로는 더욱 시민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언론과의 소통에 힘을 써주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