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은 유난히 추위가 심했다. 사람들은 두꺼운 옷가지와 난방시설을 점검하고, 각자 추위를 이기기 위한 여러 방법을 찾는다. 그 가운데 일부는 술로 체온을 덥히곤 한다.

지난 주 나는 가벼운 교통사고를 당했다. 부원동 새벽시장에서 1t 트럭이 나의 경차 뒷 범퍼를 추돌한 것이다. 가벼운 추돌이라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넘겼지만 상대 운전자는 술에 취해 있는 듯 보였다.

냄새가 심하게 나는 데다 사고 수습 당시 말이 꼬였다. 아마 새벽시장의 추위를 잊기 위해 술을 마셨으리라. 큰 사고나 나지 않아 다행이었지만 계속 술에 취해 운전한다면 내일을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다.

술을 마시면 혈중알콜농도가 높아지면서 체내의 산소 전달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아 피가 빨리 흐르고, 심장박동이 빨라져 혈압이 올라간다고 한다. 흔히 술을 마시면 열량 소모가 증가하기 때문에 체온은 오히려 떨어진다. 주위 환경에 대한 반응 속도도 느려진다. 이 때문에 음주상태에서는 주변 교통 흐름을 잘 파악하지 못해 교통사고 위험이 높아진다.

지나친 음주는 나의 건강을 해치고 사회적으로도 막대한 손실을 가져온다. 자살자 3명 중 1명은 자살시도 전 6시간 이내 음주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또 술에 취하면 공격성은 강화하는 반면, 충동조절 능력은 약화하고 판단력도 흐려지게 되므로 폭력성 범죄율도 높아진다.

음주운전은 나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누군가에게 독이 되고 큰 고통을 주게 된다.

영국의 화장실 소변기에는 'DON'T DRINK AND DRIVE'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고 한다. 술 마시고 운전하지 말라는 의미일 터다. 하지만 'DRIVE'에서 'R'과 'V'를 빼면 '술을 마시고 죽지 말라'는 메시지로 둔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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