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생기면 흐르는 물·생리식염수로
지저분한 이물질 제거하는 게 급선무
가정내 소독제는 정상세포에도 악영향
스테로이드·항염 연고 무분별 사용 땐
상처 치유과정 오히려 더디게 할 수도
보습용 드레싱·실리콘 젤 시트 효과적


연일 이어지는 찌는 듯한 무더위를 피해 바다와 계곡, 산 등으로 피서를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피서철 안전사고 또한 빈발하고 있다. 산행 도중 넘어지는 바람에 무릎이나 팔꿈치가 까져 생긴 작은 상처부터 해변에서 입은 일광화상, 도로 위에서 벌어지는 각종 교통사고까지 피서철에 겪는 크고 작은 사건·사고는 몸에 다양한 상처를 내고 흉터를 남긴다.
 
작은 상처가 생겼을 때 굳이 병원에 가지 않더라도 제대로 대처만 한다면 빨리 아물게 할 수 있다. 이런 경우는 흉터도 작게 남는다. 하지만 잘못된 방법으로 치료한다면 작은 상처가 큰 흉터로 남을 수도 있다. 여름철 상처 치료와 흉터 관리에 대해 알아보자.
 
■ 상처는 초기 치료가 중요
범위가 넓고 심한 상처는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간단한 상처는 집에서 치료할 수 있다. 먼저 상처는 흐르는 물이나 생리식염수에 씻어내리고, 지저분한 이물질이 있다면 제거하는 게 우선이다. 상처가 깊어 물이 고일 가능성이 있다면 금물이지만 일반적으로 일상생활의 상처는 대부분 깊지 않아 세척이 상당히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가정마다 소독제 한두 개쯤은 구비하고 있는데, 상처가 생기면 깨끗하게 바로 소독을 해야 상처가 빨리 낫는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과산화수소수나 베타딘(빨간약) 같은 소독제들은 오염이 많이 된 상처에만 쓰는 게 좋다. 이런 약들은 세균은 죽이지만 정상세포의 기능도 떨어뜨려 상처가 아무는 걸 더디게 만들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상처 치유 과정 중에 보이는 각종 백혈구나 면역 담당 세포 중 하나인 대식세포는 어느 정도 세균을 억제시킨다. 따라서 굳이 항균제나 항생제 연고를 사용할 필요성은 없다. 하지만 상처에 이물질이 많고 초기 치료가 잘못돼 고름이 생긴다면 항생제나 연고를 사용해야 한다. 요즘 가정에서는 항생제 연고 이외에도 스테로이드 연고나 비스테로이드 항염 연고 등을 많이 구비하고 있다. 이 연고들은 자연스러운 치유과정의 일부인 염증기의 여러 인자를 억제시켜 상처 치유과정을 오히려 더디게 할 수 있다. 연고 중 상당수가 스테로이드 계열이기 때문에 상처에 무분별하게 사용되지 않도록 반드시 확인하고 써야 한다.
 
상처가 생기면 보통 거즈나 일회용 밴드를 많이 붙인다. 거즈로 진물 등을 모두 흡수하도록 하거나, 바람이 통하도록 상처를 열어 두면 상처 부위를 건조하게 만들어 딱지가 생겨 빨리 낫는다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고신대학교복음병원 성형외과 김신락 교수는 "딱지는 외부의 세균 등으로부터 보호하는 작용을 하지만 피부가 재생된 것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딱지 안에서 피부가 재생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리고, 시간이 오래 걸릴수록 흉터가 더 많이 남는다. 이를 감안하면 딱지 없이 세포의 이동을 촉진하는 보습 드레싱이 흉터를 완화시키기에 적합한 치료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상처를 제대로 치료하려 할 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흡연이다. 담배를 피우면 혈액 순환이 악화되기 때문에 상처 부위의 영양공급이 방해를 받아 상처치료가 더뎌 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 흉터 관리
상처 부위의 피부가 어느 정도 재생되면 관리가 중요하다. 갓 재생된 피부는 쉽게 트고 마르며 상처가 다시 생기기 쉬우므로 보습제를 일정기간 발라주는 게 좋다. 또 자외선 차단제 등을 발라 피부에 색소가 침착되는 것을 예방해야 원래의 피부색으로 돌아갈 확률이 높다.
 
흉터가 부어 오르거나 점점 커진다면 비후성 반흔이나 켈로이드를 의심해야 한다. 비후성 반흔은 상처 부위를 넘어서지 않는 크기의 흉터를 말한다. 피부 위로 봉긋 솟아오르고 붉은색을 띠며 때로 가려움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비후성 반흔은 상처가 생긴 뒤 6개월~1년 정도가 지나면 서서히 작아지고 옅어진다. 반면 켈로이드는 보기에는 비후성 반흔과 흡사하지만 흉터 표면이 불규칙하고, 다친 부위를 넘어 주변의 정상 피부조직까지 확대된다.
 

■ 흉터 치료 방법
흉터 치료에 쓰이는 대표적인 방법은 레이저 치료, 반흔 내 스테로이드 주사, 외과적 수술 등이 있다. 레이저는 열을 이용해 흉터 부위 피부조직을 손상시킨 다음, 이 손상 조직이 치유되는 과정에서 흉터를 함께 제거하는 방법이다. 스테로이드 주사 또한 비후성 반흔이나 켈로이드 치료에 흔히 사용되는 방법이다. 흉터 내에 스테로이드를 주사하면 콜라겐 분해효소의 활동이 활성화돼 흉터 부위에 과도하게 형성된 콜라겐이 분해되면서 흉터를 치료하게 된다. 보통 4주 간격으로 4~5개월 반복해 주사한다.
 
외과적 수술은 흉터 조직을 잘라내고 봉합하는 것이다. 보기 흉한 흉터를 줄이거나 눈에 덜 띄도록 만드는 치료법이다. 이밖에 상처가 나은 직후 압박붕대 등을 이용해 흉터 부위에 압박을 가하는 압박요법도 쓰인다. 흉터 부위의 산소와 혈류를 줄이고 물리적으로 눌러 콜라겐 증식을 줄이는 원리이다.
 
흉터치료의 효과를 높이려면 시술과 함께 가정에서도 흉터 관리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김신락 교수는 "대표적인 흉터 관리 제품으로는 실리콘으로 만든 젤 시트가 있다. 의료용 실리콘으로 만든 시트를 흉터 부위에 붙이는 방식이다. 부작용에 대한 우려 없이 영유아에게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리콘 젤 시트는 흉터에 수분을 공급하고 압박해 콜라겐이 과도하게 합성되는 것을 억제한다. 흉터 치료 시술과 병행할 경우 더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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