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 속 바이러스 입으로 들어와 전염
음식물·특정 약물·폭식 등도 원인
1~3일간 잠복기 거친 후 3~4일 묽은 변
지속되면 체내수분 부족해져 쇼크 위험
수분 공급 수액주사·항생제 치료 효과
조리·식사 전 손 씻고 음식은 익혀야

타는 듯한 무더위가 유난스러운 올 여름. 성인들도 감당하기 어려운 찜통 더위가 이어지면서 수족구병을 비롯한 바이러스성 수막염 등이 퍼져 영·유아를 비롯한 어린이 건강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음식이 쉽게 상하고 위생관리도 잘 되지 않는 고온의 환경 탓에 소아장염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무더위와 함께 어린이들을 괴롭히는 소아장염에 대해 알아본다.


■ 소아장염이란
소아장염은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와 위·소장·대장에 염증을 일으켜 구토·설사·고열·복통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위장관염 또는 식중독이라 불린다. 주로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섭취하거나, 오염된 분변에 접촉했을 때 발생한다. 특히 여름에는 고온 때문에 음식이 상하기 쉬워 세균성 장염이 많이 발생한다.
 
소아장염은 크게 세균성 장염과 바이러스성 장염으로 나뉜다. 세균성 장염을 일으키는 원인균에는 병원대장균·살모넬라균·이질균·포도상구균 등이 있다. 장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에는 로타 바이러스·노로 바이러스·장아데노 바이러스 등이 있다. 그 외에 음식물 알레르기, 특정 약물, 폭식 등도 장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영·유아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1~3일간의 잠복기를 거친 후 증상이 나타난다. 첫날은 토하고 열만 있어서 감기같이 보이다가 곧이어 심한 묽은 설사를 한다. 하루에 많게는 10여 차례까지 설사를 하며, 3~4일간 지속되다가 자연스럽게 회복된다. 만약 심한 설사가 오래 지속되면 체내에 수분이 부족하게 된다. 영·유아의 경우 짧은 시간 내에 심한 탈수로 혈압이 떨어져 쇼크 상태가 되면서 사망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입술이 마르고, 소변 양이 줄고, 잠이 많아지며 늘어지는 경우 심한 탈수를 의심할 수 있다.
 
부산 좋은문화병원 소아청소년과 서손상 부원장은 "세균성 장염에 걸리면 설사·구토와 함께 변에 코와 같은 끈적끈적한 점액이 섞여 있거나 피가 섞여 나올 수 있다. 피가 섞인 설사가 나오면 세균성 장염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며 "장염 초기에 구토가 심할 수 있는데, 체했다고 생각해 손을 따는 등 민간요법을 사용하는 것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 예방법은
소아장염의 경우 철저한 개인위생이 중요하다. 바이러스성 장염은 대변에 있는 바이러스가 입으로 들어와 전염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가장 좋은 예방법은 손을 자주 씻는 것이다. 또한 환자를 격리시켜 환자와의 접촉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어린이 탁아시설에서 설사병이 유행할 때에는 의심환자와 접촉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가장 흔한 로타 바이러스 장염은 영아기에 예방접종을 할 수 있다. 대개 생후 2개월에 첫 접종을 시작해 2개월 간격으로 2회 또는 3회 먹는 약을 먹이면 된다. 유념해야 할 것은 생후 8개월 안에 접종을 완료해야 하며, 출생 후 8개월 이후에는 백신 접종을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최근 들어 유행하는 노로 바이러스는 예방백신이 없다. 주로 환자의 구토물과 사용한 물건을 통해서 전염될 수 있으므로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서손상 부원장은 "음식을 만들기 전과 식사 전에 반드시 20초 이상 흐르는 물로 손을 씻고, 음식물은 반드시 75도이상 충분히 익혀서 먹어야 한다"며 "물도 끓여 먹어야 하며, 가능한 한 인파가 많은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 치료법은
소아장염 치료는 탈수를 막고 전해질의 불균형을 교정하기 위해 수액을 공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바이러스성 설사는 심한 탈수 증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설사가 심한 경우 분유나 모유 대신 6~8시간 가량 어린이 설사용 포도당 전해질 용액을 먹이면 초기에 탈수를 예방할 수 있다. 설사하는 아이에게 청량음료나 이온음료를 주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음료의 성분은 전해질을 보충하는 데 부적합한데다 당분이 많이 함유돼 있어 오히려 설사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아기가 잘 놀지 않고 늘어지며 소변량이 줄어드는 등 탈수 증상이 의심되는 경우 빨리 병원으로 가 정맥주사 수액요법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구토는 대부분 하루 내에 없어지지만, 계속되면 잘 먹지 못해 탈수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아기가 토하지 않고 입으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면 조금씩 자주 먹이는 것이 설사기간을 단축시키고 빨리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세균성 장염은 위험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의사의 처방에 따라 원인균에 맞는 항생제 치료 및 충분한 수분공급을 해야 한다.
 
소아 장염 초기에 흔히 의사의 처방 없이 지사제(설사를 멎게 하는 약)를 임의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지사제를 사용하면 독소나 세균 배출이 늦어져 회복이 지연돼 증상이 되레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실제로는 탈수가 심한데도 겉으로는 설사가 없는 듯 보일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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