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원인과 양상 보이는 수면장애
안이하게 대처하다가는 만성 질환 돼
불면 증상 지속되면 적극적 치료 필요

침실 환경 쾌적하게 유지하고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게 중요
우유·대추차·둥글레차 등 숙면에 도움
 


'잠은 인생의 사치?' 자신의 일에 모든 것을 바쳤던 토마스 에디슨은 하루 4시간의 잠도 아깝다고 생각했다. 시대를 떠나 인생의 목표를 향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도 에디슨의 이 말은 명언으로 각인되어 있다. 하지만 과도한 업무 때문에 잠 자는 시간을 반납하거나, 스트레스로 인한 수면장애 탓에 질 낮은 수면을 취하는 사람들에게는 불면의 밤이 괴롭기만 하다. '꿀잠'에 목마른 현대인들에게 수면의 양과 질을 조절하는 것은 사치를 떠나 현명한 선택이다. 숙면 건강법과 수면장애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 편안한 잠, 불편한 잠
수면은 여러 가지 관점에서 정의할 수 있지만, 주로 외부 환경을 인식하고 반응하는 능력이 정지돼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의학적으로 인간의 잠은 수면 때 나타나는 안구의 움직임에 따라 '비(非)렘수면'과 '렘수면'으로 나뉜다. 정상 성인의 밤 수면에서는 이 주기가 4~6회 반복된다. 수면은 대개 비렘수면으로 시작해 점점 깊은 수면으로 들어간다. 수면 시작 후 80~100분에 첫 번째 렘수면이 나타난다. 그 후로는 비렘수면과 렘수면이 약 90분을 주기로 반복된다. 렘수면은 전체 수면 시간의 20~25%를 차지한다. 렘수면 시기에 꿈을 꾸게 된다. 렘수면 중에 깨어나면 대부분 꿈을 기억하지만 렘수면이 끝난 후에 깨어나면 꿈을 거의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루 8시간을 잔다고 가정할 때, 일생의 30%가량을 잠을 자는 데 쓰는 셈이 된다. 건강한 삶을 위한 잠의 필요충분조건으로 여겨지는 시간이다. 하지만 불면증은 우리나라 국민 3분의 1 이상이 평생 한 번은 경험할 정도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문제다. 대부분은 하루나 이틀 정도의 단기간에 나타나지만 때때로 몇 주에서 몇 달, 심지어는 그 이상의 오랜 기간 동안 지속되기도 한다.
 

■ 수면장애

수면장애는 잠과 관련된 질병으로 수면이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장애를 보이는 증상을 말한다. 수면장애는 정신적 또는 육체적 장애의 또다른 증상일 수 있는데, 그 종류는 다양하다.
 
수면장애의 특징적인 증상들은 불면증, 낮에 느끼는 과도한 졸림, 자다가 일어나는 이상행동 등이 있다. 그밖에 집중력 저하, 우울증, 불안, 일상생활에서의 기능저하, 심혈관계 장애, 성기능 장애, 면역기능 저하 같은 것들도 있다.
 
수면장애는 양상이 비슷해 안일하게 대처하는 경우가 많은데, 만성수면장애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이다. 잠은 쉽게 들었지만 자주 깨어나는 경우, 아침에 지나치게 일찍 일어나는 경우 등이 모두 불면증에 해당된다. 잠드는 데 30분 이상이 걸리거나, 자다가 깨는 횟수가 5회 이상인 경우에도 불면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장유 누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병득 진료과장은 "대체적으로 성인 중 약 40%는 살아가면서 일생동안 어떤 형태로든 불면증을 경험한다"며 "10~15%는 만성적인 불면, 30~40%는 일시적 또는 단기적인 불면증을 경험한다. 노인 중에서는 60%가 불면증을 경험한다고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 적극적인 치료 필요
수면장애 환자의 대부분은 '이러다 말겠지' 하며 안일하게 대처하다 치료시기를 놓치게 된다. 하지만 수면장애 증상이 보일 때에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수면장애 치료에는 수면구조와 기능, 수면중 발생한 사건 등을 객관적이고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수면다원검사가 활용된다. 수면다원검사에서는 야간 수면 8시간에 걸쳐 뇌파, 안구운동, 하악 근전도, 다리 근전도, 심전도, 코골이, 혈압, 호흡운동의 양상, 산소포화도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하고 기록한다.
 
일반적인 불면증 치료법으로는 수면 습관 교정, 자극 조절 요법, 이완 요법 및 바이오 피드백 치료 등이 있다. 필요한 경우에는 약물 요법도 단기간 병행한다. 수면무호흡증, 기면병, 악몽, 야경증, 주기성 사지 운동증 등도 약물치료 및 행동치료 등으로 나아질 수 있다.
 

■ 숙면 건강법
불면증에서 벗어나 숙면을 취하려면 수면 유형을 되도록 일관되게 유지하는 게 좋다. 수면 리듬이 깨지면 만성수면장애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불면증에 시달린다면 최대한 침실 환경을 쾌적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취침 시간과 기상 시간은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일관되게 지켜야 한다. 또한 수면에 방해가 될 만한 소음과 빛은 차단하는 게 좋다. 라디오나 시계 소리도 방해가 된다면 침실에서 치워야 한다. TV를 켜놓고 잠드는 것도 숙면에 방해가 된다. 야식 등 과도한 음식 섭취가 숙면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잠을 자기 전에는 먹지 않는 게 좋다. 술은 수면을 유도하는 데에는 다소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수면의 유지에는 상당한 악영향을 미친다. 담배는 뇌를 각성시켜 숙면에 방해가 된다. 커피와 홍차 등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도 같은 이유로 먹지 않는 게 낫다.
 
숙면에 도움이 되는 음식도 있다. 잠이 오지 않을 때는 세로토닌의 전구물질인 트립토판 성분이 함유돼 있어 심신을 안정시키고 숙면을 돕는 바나나, 호박, 우유나 두유 등을 데워 마시는 것도 좋다. 한방차로는 대추차, 솔잎차, 둥글레차가 심신을 이완시켜 숙면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병득 과장은 "일반적으로 잠자리에서 숙면을 취하기 위해 가져야 할 수면습관을 수면위생이라고 한다. 이러한 원칙은 쾌적한 수면을 위한 기본 조건"이라며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주말에도 같은 수면패턴을 유지하며,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 등으로 생체시계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움말=누가병원 한병득 진료과장
  정신건강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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