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시 서상동에 위치한 김해중앙상가 이벤트 공연장 문이 굳게 닫혀 있다.

거액의 국·시비를 들여 만든 재래시장의 '고객쉼터'가 본래 목적과 달리 상업시설로 둔갑되거나 폐쇄적으로 운영돼 비판이 일고 있다.
 
김해시에 따르면 서상동 공동물류창고 및 고객쉼터는 지난 2008년 재래시장 활성화를 목적으로 경상남도와 김해시가 각각 60%와 30%를 지원하고 인근 상인들이 10%를 부담해 모두 29억 원을 투입해 설립했다. 이 건물은 김해시 소유지만 상인들에게 위탁관리를 맡겼다.
 
이 가운데 '고객쉼터' 건물이 본래 목적과 다르게 사용되고 있는 것. 김해시가 작성한 '공동물류창고 부지선정 및 추진계획'을 보면 이 건물은 물류창고 부대시설로 상인교육장, 다목적 시설, 고객쉼터 등 문화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 고객쉼터는 지하 1층~지상 5층(연면적 1천176㎡)으로 돼 있다.
 
하지만 이 건물은 '상인들의 화합 도모와 재래시장 활성화'라는 목적과 달리 지상 5층 가운데 3개 층이 미용실, 당구장, 모 통신사 기지국 사무실로 임대됐다.
 
또 이 건물 1층과 5층에는 '김해중앙상가이벤트공연장'과 '체력단련실'이 마련돼 있지만 문이 굳게 잠겨 있다.
 
김해시에 따르면 이벤트공연장의 경우 2009년부터 2010년까지 2년 동안 열린 행사는 단 6차례에 불과하다. 체력단련실도 사정은 비슷하다. 인근 상인들에게 체력단련실에 대해 묻자 오히려 "체력단련장이 있었느냐"고 반문했다. 그나마 건물 2층에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작은소리도서관'이 들어서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김해시는 김해중앙상가협의회가 이 건물을 위탁관리하고 있다는 이유로 관리·감독을 소홀히 하고 있다.
 
김해중앙상가협의회 배창상 회장은 "대표이사들이 이 건물에 10% 투자한 비용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시에서 운영비를 일절 지원하지 않아 임대수입을 가지고 운영비, 인건비 등에 충당하고 나머지는 예탁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중앙상가가 김해시에 제출한 수입·지출 내역을 보면 2009년 12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수입은 5천149만 원이었으며 관리원 인건비, 공공요금 등으로 5천100만 원이 지출됐다. 하지만 일부 상인들은 "49만 원밖에 남지 않는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허 회장은 "공연장에서 이벤트를 할 때마다 교통대란, 도로혼잡 때문에 주변 상인들의 반발이 거세 우리도 고민이 많다"며 "체력단련실도 운동을 하다 사고가 나면 우리 측에서 책임을 져야 하는 등 문제가 많아 현재는 주차장에 열쇠를 두고 원하는 회원들만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해시의회 모 의원은 "어떤 이유에서건 시 소유의 건물들은 목적 대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시 차원에서 위탁건축물에 대한 종합적이고 지속적인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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