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귀가 여기저기 번져 있는 상태로 내원하는 아이들이 부쩍 늘었다. 얼굴, 팔, 다리 주위에 사마귀가 난 아이들은 "너 얼굴에 그게 뭐야? 징그러워~"라는 친구들의 말에 기가 죽는다. 어른들은 한 술 더 떠 "그거 혹시 옮는 거 아닌가요" 하면서 혹여나 자기 아이들에게 옮을까봐 단속하기 바쁘다. 부모는 아이의 사마귀가 계속 번지는 것도 속상하지만, 따돌림을 당하고 기가 죽을까봐 걱정이 또한 많아진다.
 
사실 사마귀는 전염력이 강한 편이다. 동생에게 생긴 사마귀를 방치하다 결국 자매를 데리고 병원에 오는 경우도 있었다. 또 레이저로 사마귀 치료를 해봐도 큰 흉터만 남고 효과는 크게 없는 경우가 많다. 온몸에 번져 있는 사마귀를 레이저로 다 치료하기는 곤란하기에 한방 치료에 관심을 갖는 분들도 많아지고 있다.
 
사마귀는 사람 유두종 바이러스 HPV에 의한 감염질환으로서 주로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딱딱하고 거칠며 피부가 돋는 형태로 발병한다. 원인과 증상에 따라 물사마귀, 편평사마귀, 심상성사마귀, 족저사마귀 등으로 구분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의하면 사마귀로 진료받은 환자가 2011년 29만 4천 명으로, 2007년 16만 5천 명에 비해 연평균 15.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10대가 32.8%로 가장 많았다. 이어 0~9세 20.7%, 20대 17.0%, 30대 11.3% 순이었다. 20대 미만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사마귀로 진료 받는 환자들에게선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평소 잦은 배앓이와 두통, 변비, 비염 등의 증상을 보이거나 코나 입 주위가 빨갛게 헐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외 두드러기, 피부소양증 같은 피부질환을 함께 가지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마귀 치료를 위해서는 면역력을 높이는 게 필요하다. 인체의 면역력을 길러주는 맞춤 한약을 복용하고 침치료와 약침치료를 병행하면서 주의해야 할 음식과 생활규칙을 잘 지키면 사마귀는 물론 각종 부수적인 증상들도 호전된다.
 
이런 치료 과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효과는 부모가 아이의 몸 상태를 더 잘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음식이 내 아이에게 맞는지, 어떤 활동이나 운동이 내 아이에게 적절한지를 알 수 있게 된다. 아이를 더 건강하고 탈 없이 키우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마귀는 통상 가려움이나 통증을 유발하지 않는다. 따라서 사마귀가 생기더라도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사마귀는 몸의 면역력이 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나타내기 때문에, 몸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징후로 해석하는 게 마땅하다. 내 아이 혹은 내 주위의 아이들에게 사마귀가 하나 둘씩 계속 번져가고 있지는 않은지 지금이라도 눈여겨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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