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현 관장.
뒤늦게 미술 시작해 상당한 경지 도달
최근 늦깎이 대학생 돼 학구열 '활활'
조각·서예 작품 소개에도 앞장 설 터


갤러리를 운영하는 관장이 50세에 미술을 더 공부하기 위해 대학교에 들어갔다. 어지간한 예술인이라도 생각하기 힘든 보통 결단이 아니다. 이처럼 어려운 길을 걷기로 한 사람은 '갤러리 김해'의 전주현(50) 관장이다.
 
전 관장은 김해에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수십 년간 김해에서 활동해온 지역작가다.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고, 마흔줄에 생활의 일부로 붓을 잡기 시작했다. 하지만 남다른 표현력으로 주목을 받아 짧은 기간에 지역 미술계에 상당한 영향력을 갖게 됐다.
 
그는 최근 창신대 미술디자인과에 입학해 대학생이 됐다. 나이가 들었어도 끊임없이 공부하려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는 "미술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 대학에서 체계적으로 배워보고 싶다"며 대학 진학 이유를 밝혔다.
 
전 관장은 거의 연꽃을 주제로 그림을 그린다. 먼저 칠한 먹이 다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농도를 조절해가며 덧칠하는 기법인 '파묵법'을 구사해 입체감을 살리는 것이 특징이다. 또, 색감을 살린 물감을 쓰는 '진채기법'을 통해 연꽃의 화사함을 표현하기도 한다.
 
전 관장은 "작가들은 작품을 할 때 자기 아집을 꺾고 나서야 비로소 내면을 표출하는 데 성공하는 경험을 하곤 한다. 그래서 어떤 작가의 그림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 작가의 삶을 알아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 같다"며 "그런 과정의 이야기들을 작가와 동인들이 만나 서로 교감하고 공감대를 만들어내는 장소가 갤러리"라고 강조했다.
 
전 관장이 운영하는 갤러리 김해에서는 '대한민국미술대전 수상작가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김해미술협회의 수장을 맡은 윤병성 작가의 '희망 그리고 비상(22회 특선)', 여두홍의 '바람빛(32회 입선)', 정원조의 '추광(17회 특선)' 등 미술대전 입상작품과 최근작이 함께 선보이고 있다.
 
전 관장은 "김해가 예술적 기반이 부족한 도시라는 인식이 있지만 생각보다 많은 예술인이 활동하고 있다. 이번 행사도 김해에 미술대전에서 이름을 알린 작가들이 많음을 보여주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시를 준비하면서 김해 예술인들의 저력을 새삼 깨닫게 됐다"며 "특히 김해미협은 워낙 단합이 잘 되니까 함께 노력하는 과정이 참 즐겁다"고 말했다.
 
전 관장은 갤러리를 운영하는 게 돈 때문만은 아니라고 했다. "돈을 벌려고 한다기보다는 작가들에게 전시공간을 제공하고 이웃과 함께 어울리는 목적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지역작가들이 알려지고 작품이 잘 팔렸으면 좋겠다. 앞으로 회화 말고도 서예나 조각 같은 다른 분야의 우수한 작가를 소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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