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 녹산 수문이 있다. 지금은 행정구역이 부산 강서구로 돼 있지만 예전에 녹산은 김해 땅이었다. 녹산 수문은 만조 때 바닷물이 강으로 거슬러 올라오는 것을 막고, 홍수 때는 강물의 수위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김해 명지국민학교에 다닐 때 큰 홍수가 나 집이 물에 잠겼다. 전력사정이 좋지 않아 녹산 수문을 열 수가 없었다. 아버지는 동네 장정들을 데리고 가서 수동으로 수문을 열어 낙동강 물을 빼내기도 했다. 어부들은 녹산 수문 아래 물 속에 커다란 들망(편평한 모양의 그물)을 넣어뒀다가 회유하는 고기들이 들어가면 도르레로 들어올려 잡는다. 아버지의 일거수 일투족을 빠짐없이 지켜보는 아들은 어서 고기를 잡고 집에 가자는 눈치다.(1958년 녹산 수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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