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재용 사진작가
고교 미술교사로 일하다 5년 전 전업
부산일보 사진대전 등 각 대회 다수 입상


삼방동에 작업실을 두고 활동하는 반재용(65) 작가가 제22회 경상남도사진대전에서 '인간은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라는 작품으로 우수상을 차지했다.
 
반 작가는 4년 전까지만 해도 학생들을 가르치던 교사였다.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를 졸업한 그는 1979~2009년 부산의 성도고등학교에서 미술교사로 재직했다. 화가들은 대개 사진을 보면서 작품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반 작가도 미술 작품 활동을 하기 위해 카메라를 들었다.
 
반 작가가 붓을 놓고 본격적으로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 시작한건 5년 전부터였다. 2009년 인제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사진강좌 수업을 받으면서 함께 수업을 했던 평생교육원 3기 교육생을 모아 '가야빛고은 사진연구회'를 만들었다. 장모가 살던 집 가까이에 작업실을 마련한 그는 한국사진작가협회 김해시지부에 가입한 뒤 적극적인 사진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반 작가는 "가야빛고은 사진연구회 초대회장을 맡은 뒤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지인들은 나를 보고 사진에 미쳤다고 했다. 평생 그림을 그리면서 좁은 작업실에 얽매였던 것보다 밖으로 나가 활동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붓 대신 카메라를 든 덕분에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며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
 
반 작가가 경남사진대전에서 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회부터 꾸준히 입선작가로 이름을 올리다 올해는 우수상으로 등급을 올렸다. 그는 또 부산일보 사진대전 특선, 제31회 한국국제사진전 금상, 대한민국 사진대전 입선 2회 등 수상 이력도 화려하다.
 
올해 경남사진대전에서 상을 받은 '인간은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라는 작품은 지난 6월 초 충북 진천군에서 열린 농다리 축제 당시 찍었던 작품이다. 상여꾼들이 내리쬐는 빛 사이로 상여를 든채 세찬 물이 흐르는 돌 다리 위로 건넌다. 그 장면이 마치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삶과 이별하는 이의 모습 같다. "죽음 앞에서는 많은 생각을 하게 돼요. 농다리 축제에서 상여꾼들의 모습을 보고 저도 모르게 셔터를 눌렀죠. 내리쬐는 빛과 상여꾼들의 모습이 절묘하게 어울려지지 않았나요?"
 
66㎡ 규모의 작업실 곳곳에는 그동안 찍었던 사진들이 가득하다. 작업실에 놓인 침대 옆 벽면에는 대한민국 지도가 붙어 있다. 동아리 회원들과 함께 가는 공식적인 출사만 해도 한 달에 4번. 따로 혼자서도 일주일에 2~3번 정도 사진을 찍기 위해 전국 각지로 다닌다. 원하는 사진을 얻을 때까지 한 지역을 몇 번이나 찾아가기도 한다. "요즘은 차량에 내비게이션이 다 있지만, 출사 계획을 가기 전에 대략 어떤 도로를 이용해 원하는 지역으로 갈 것인지 동선을 미리 파악해야 해요."
 
반 작가는 이제는 아름다운 자연이 주는 신비한 이야기와 우리의 삶을 앵글로 담는 것이 삶의 보람이자 기쁨이라고 말한다. "'화가는 붓을 놓고 사진가는 셔터를 누르지 않는다면 예술가의 생이 끝난다'는 말이 있습니다. 힘이 닿는 한 앞으로도 사진을 계속 찍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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