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9년 가을 부산대학교 사진부 학생들은 김해 대저면(현재 부산 대저동) 쪽으로 촬영을 하러 갔다. 높고 푸른 가을하늘과 넓은 들판, 긴 강둑은 젊은 대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 했다. 멋진 작품을 하나 찍겠다며 각자 뿔뿔이 흩어져 열심히 찾아 헤맸다. 그때 추수가 거의 끝나 텅 빈 김해평야에서 허리를 제대로 펴지 못하는 한 노파가 이삭을 줍는 모습이 나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놀면 뭐 하나. 피땀 흘려 지은 농사, 한 톨이라도 더 주워야지." 그 노파의 한 마디는 아직도 귓전에 울린다. 한국이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던 시절의 이야기다.(1959년 김해군 대저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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