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진텍 김태수 대표가 ODM방식으로 일본에 수출하는 정수기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국내 정수기 시장은 연간 약 100만대 수준으로 1조 5천억 원 규모의 매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 중 웅진코웨이가 시장 점유율 50%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를 청호나이스와 동양매직, 교원L&C, 쿠쿠홈시스 등이 추격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LG전자에 ODM방식 생산 납품, 기술력과 튀는 아이디어 정평
비닐팩 물통 '크리스털 클라라' 일본에 월 8000대 가량 수출
친환경 제품 개발·품질경영 박차

이처럼 주로 중견기업들의 무대였던 정수기 시장에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도전장을 내면서 국내 정수기 시장의 판도는 한마디로 '피 튀기는' 전쟁터로 변했다. 지난 2009년 'LG헬스케어 정수기'로 국내 정수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LG전자의 정수기를 ODM방식(제품 개발 능력을 보유해 주문자가 원하는 제품을 개발 공급하는 방식)으로 생산하는 기업체를 찾았다.
 
김해시 진영읍 방동리에 위치한 (주)진텍(대표 김태수)은 정수기를 비롯해 냉온수기와 공기청정기, 산소발생기, 알칼리 이온수기를 생산하는 회사다. 진텍은 LG전자의 모든 정수기를 ODM방식으로 생산해 납품하는 한편, 세계 25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진출한 일본시장에선 '크리스털 클라라'라는 브랜드로 월 7~8천대의 정수기를 수출하고 있는데, 올해 일본 정수기시장을 석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진텍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 정수기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는 뛰어난 '기술력'에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합친 우수한 '품질력' 때문이다.
 
진텍이 일본 정수기시장에 내놓은 비밀 병기는 '비닐팩' 물통이다. 기존 플래스틱 물통을 대체한 이 비닐팩은 세계 최초로 진텍이 상용화에 성공한 것으로, 순수 독자기술로 개발한 제품이다.
 
김태수 대표는 "비닐팩은 외국에서도 여러 회사들이 개발을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고 우리가 유일하게 개발에 성공했다"며 "위생문제에 대해서는 철저하기로 소문난 일본에서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의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자랑했다.
 
비닐팩 물통의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첫째, 막대한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기존 투웨이(2Way : 공급 뒤 수거까지) 플래스틱 물통에 비해 원웨이(1Way : 공급만) 방식인 비닐팩은 별도로 수거할 필요가 없다. 둘째, 플래스틱 물통에 비해 보관 공간이 적게 들어 생산성이 향상되고, 위생적이다.
 
이 비닐팩은 아직 국내엔 판매가 되지 않고 있지만, 곧 미국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같은 신기술의 원천은 12명의 연구개발인력으로 구성된 '진텍연구소'이다. 이 연구소에선 제품개발은 물론, 디자인 전문 인력까지 별도로 운영한다.
 
전체 종업원이 80여 명인 진텍은 지난해에 29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400억 달러가 목표라고 한다. 이를 위해 오는 6월까지 정수기의 생명인 필터 생산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월 30만 개의 필터를 생산할 계획이다. 또 정수기 신모델 7개를 추가로 ODM방식으로 개발해 수출할 계획이다.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김태수 대표는 현재 국내 정수기 1위 업체인 웅진코웨이 초창기 멤버로 10여년 간 공장장으로 근무하다 (주)진텍 CEO로 영입됐다. 김 대표의 경영철학은 '품질제일주의'다. 이를 위해 'Top 20'이라는 슬로건 아래 생산성과 기업 가치를 20% 끌어올리고 품질도 50% 이상 향상시킨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품질 우선 경영을 펼쳐야 한다"면서 "끊임없는 품질 개발로 가치를 창출하지 않으면 미래도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진텍의 올해 목표는 일본 정수기시장에서 브랜드 가치 1위,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 'Air 정수기'와 같은 친환경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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