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 심한 청각장애 환자에 이식수술
달팽이관 역할 기계장치로 소리 전달

선천적 난청이거나 어릴 때 난청 경우
이식 후 소리 인식과 대화 이루기 위해
말 배우고 발음 교정 재활치료 필수
 


세계 최초의 인공와우(달팽이관) 어린이 합창단인 '아이소리앙상블'의 제4회 정기연주회 '투게더(Together)'가 지난 1일 서울에서 열렸다. 2009년 5월 창단한 아이소리앙상블은 인공와우 이식수술을 받은 어린이들로 구성된 합창단이다. 이날 연주회에서는 세계 민요와 뮤지컬 곡 등을 선보이며 '기적을 노래했다'는 평을 받았다.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는 난청아동 가족을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보청기나 인공와우를 착용한 난청인들을 위해 상영관인 시청자미디어센터에 청각보조기기 FM시스템을 설치했다. 영화를 볼 때보다 선명하고 깨끗한 음향으로 관람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으로서 올해로 3년째 이어지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처럼 소리없는 세상으로부터의 탈출은 난청인들에는 기적과도 같은 일들을 가능하게 하며, 세상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한다. 그리고 그 핵심엔 인공와우라는 '소리장치'가 있다.
 

■ 인공와우란
일반적으로 청각장애인들이 청력을 보충하기 위해 손쉽게 사용하는 방법은 보청기 착용이다. 하지만 보청기는 정확한 검사가 뒤따르지 않으면 오히려 청력을 손상시킨다. 또 착용 때의 불편을 감내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이에 반해 인공와우 이식수술은 난청 정도가 심해 보청기 착용만으로 효과가 없을 때나 선천적으로 소리를 거의 듣지 못하는 경우, 후천적으로 생긴 질병이나 내이 신경기관 손상에 의해 양쪽 귀에 고도의 감각신경성 난청이 있는 환자의 경우에 뛰어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인공와우는 신경기관인 달팽이관 역할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청각기능을 대신한다. 수술은 청력손실이 70dB 이상의 고도난청인 2세 이상의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할 수 있지만 최근에는 2세 이하의 영아도 대상이 되고 있다. 인공와우 이식수술은 고도 난청의 경우 청력을 회복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지만 수술 후 일정 기간 언어재활 치료가 필요하다.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이일우 교수는 "인공와우는 양쪽 귀 내이의 와우(달팽이관) 내 신경세포가 선천적으로 발생되지 않았거나 후천적으로 손상받은 고도난청 환자에게 소리를 듣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계장치"라며 "조그마한 고성능 컴퓨터를 귀에 이식해 전기신호가 달팽이관을 자극함으로써 소리를 전달하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 수술대상과 효과
인공와우는 처음엔 고도의 난청을 갖고 있는 노인성 난청 환자 등 18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이식수술을 했다. 현재는 기술발달에 따라 연령 제한이 없어지는 추세다.
 
유아나 소아의 경우에는 생후 12개월 전후로 수술이 가능하다. 뇌수막염으로 내이가 딱딱하게 굳어지는 골화증이 예상될 때 생후 6개월 이전에도 인공와우 수술이 시행된 경우가 보고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 신생아 난청 검사가 일반화됨에 따라 유전성 난청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어 인공와우 조기 이식수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수술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순음청력 검사, 임피던스 검사, 어음청력도 검사, 이음향방사, 뇌간유발반응 검사, 청성안정 유발반응 등 각종 청력검사를 우선 받아야 한다. 또 소아과, 안과, 정신과 등의 협진 진료와 언어 발달 상태에 대한 언어평가 등을 통해 수술 해당 여부와 수술 후 결과 예측을 한 다음 수술 여부를 결정한다. 수술 부위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방사선 촬영(측두골 CT 및 MRI) 등도 함께 이뤄진다.
 
이일우 교수는 "인공와우 이식수술은 일반 중이염 수술처럼 귀 뒤의 뼈인 유양동을 통하여 달팽이관으로 접근해 인공달팽이관을 삽입하는 과정으로 이뤄진다"며 "수술 시간은 보통 2~3시간 정도 걸리며, 일주일 정도 입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이식 후 재활치료
인공와우 이식수술 후 대략 3~6주가 지나면 이식 장치와 어음처리기를 처음 작동하게 된다. 이때 언어치료와 청각장애 조율이 함께 시작된다.
 
청각장애 조율은 컴퓨터를 이용해 달팽이관 안에 이식된 각각의 전극에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최소한의 역치인 T-레벨과 편하게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최대 수준인 C-레벨을 결정해 프로그램화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통해 전문 언어치료사 및 청각사는 인공와우 이식수술을 받은 환자가 외부 소리를 편하게 들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초기 조율이 완성되면 어음처리기를 처음 작동시켜 보고, 환자의 반응을 관찰해가며 추가적으로 조율을 시행하게 된다. 초기에는 1주일에 한 번씩 조율을 하며, 어느 정도 잘 이루어진 경우는 언어치료를 병행하면서 점차 조율 시행 빈도를 줄이게 된다.
 
인공와우 장치를 통해 들어오는 소리는 일반인들이 듣는 소리와는 다르게 인식된다. 따라서 수술 후 말 소리를 인식하고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언어치료가 필수적이다. 특히 어린이의 경우 언어습득 전 청력을 잃었다면 인공와우 장치를 통한 소리자극은 최초의 자극이 되므로 언어치료를 위해 더욱 많은 시간과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일우 교수는 "정상적인 청력을 가진 어린이들도 말하기를 배우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인공와우 이식 후 말을 배우고 발음을 교정하는 재활치료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노력해야 하는 과정"이라며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언어청각장애 재활센터에서 충분한 기간 동안 재활치료를 받아야 하며, 외래 진료를 통해 지속적으로 추적 관찰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이일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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