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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 위에 핀 꽃 …"한식은 시간과 정성"가야사랑두레 정다운 회장과 이동 '칠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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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 2013.10.15 14:03
  • 호수 143
  • 15면
  • 박현주 기자(phj@gimhaenews.co.kr)

   
▲ "이미 유명 맛집이지만, 새 주인이 들어온 뒤 한층 업그레이드 된 느낌입니다." 가야사랑두레 정다운 회장이 칠산고가의 한식 밥상을 받고 환하게 웃고 있다.
귀한 손님 모시듯 나물 하나도 정성껏
일년 농사 짓는 마음으로 담은 장아찌
한약재 간장게장·비트 도라지무침 등
새 주인 맡은 뒤 한층 업그레이드 느낌


'가야사랑두레.' 10년이 넘도록 김해지역의 소외된 이웃을 위해 공연과 봉사활동을 전개해 온 자생단체다. '가야사랑두레'의 정다운 회장에게 맛있는 밥 한 끼를 같이 하자고 청했다. 정 회장은 "<김해뉴스>가 제5회 봉숭아 꽃물들이기 축제(지난 7월 16일자 <김해뉴스>참조)를 상세하게 보도해줬는데, 안 그래도 밥 한 번 사려고 했다"며 이동 '칠산고가'로 안내했다.
 
"<김해뉴스> 맛집 기사에 한 번 소개가 된 집인데, 1년 전쯤 주인이 바뀌었어요. 제 입맛에는 주인이 바뀐 뒤 음식이 더 좋아졌어요. 음식이 차려진 상을 보면 정성이 가득해 수저를 들기도 전에 침이 고인답니다. 귀한 분들을 대접할 때나, 중요한 모임 끝에 손님들을 모시고 가는 집입니다."
 
칠산고가의 새 주인 박윤옥(54) 씨는 김해·장유·양산 등지에서 고깃집을 10년 정도 운영했다. 찜질방에서 땀흘린 뒤 맛있는 고기를 먹을 수 있는 식당으로 유명했던 장유 '숯가마찜질방'을 처음 열었던 이가 바로 그다. 박 씨는 칠산고가의 풍경에 반했고, 이제는 조용히 음식점을 운영하고 싶은 마음에 칠산고가로 들어왔다.
 
그는 경남 함안에서 태어났는데, 종가집 큰며느리였던 친정어머니를 도와드리면서 자연스럽게 음식솜씨를 물려받았다. 원래는 전채부터 하나씩 차려내는 상인데 사진촬영을 위해 음식을 한꺼번에 다 놓았더니, 상 위에 꽃이 피어난 듯 아름다웠다. 음식의 색이 곱고 화려해보이기까지 한다고 했더니 박 씨는 "원래 우리 한식은 색이 예쁘다. 잡채를 낼 때도 홍고추와 청고추를 함께 장식한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음식을 만들 때마다 어머니가 정성을 다해 차려내던 그 마음을 생각한다"며 "우리집 잔치상을 차리듯 상을 차려내고, 내 집에 온 귀한 어른을 모시듯 손님들께 음식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한식은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다. 나물 하나를 만들 때도 다듬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주부라면 다 아는 내용이다. 밑반찬으로 쓸 장아찌는 일년 농사를 짓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렇게 정성과 노력, 시간이 들어가야 제대로 된 한식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상 위에 샐러드 접시가 놓이자 상큼한 향이 물씬 느껴졌다. "오렌지와 유자청으로 만든 샐러드예요. 집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자주 해주는 음식이에요." 한 젓가락 먹어보니 입안에 상큼한 향과 깔끔한 식감이 그대로 전달돼 왔다.
 
그는 웬만한 음식은 집에서 해먹는다고 했다. "아이들이 피자가 먹고 싶다고 하면, 배달돼 오는 동안에 식으면 맛이 없으니까 집에서 만들어 먹어요. 다른 별미음식도 집에서 해먹죠. 아이들도 제가 만들어주는 음식이 더 맛있대요. 차타고 나가서 먹고 오는 게 귀찮으니까 그냥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게 제일 편해요." 배달돼 오는 동안 식으면 맛이 없으니 집에서 피자를 만들어먹는다? 그런 사람이 만들어내는 음식이라니 더 궁금해서 수저를 부지런히 놀렸다.
 
간장게장은 한약재를 넣어 숙성시켰다. 도라지무침은 비트(보라색의 채소)로 물을 들였는데, 색이 은은하고 고왔다. 유자청으로 간을 한 덕에 맛도 상큼했다. 음식을 먹는 중간 중간에 한 젓가락씩 집어먹었더니 입맛이 돌았다. 생감자채무침은 약간 맵싸했는데, 자꾸 젓가락이 갔다. 고추 튀김은 인삼청 소스에 찍어 먹었는데, 고급스러운 느낌이 들면서 튀김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것 같았다. 돼지고기 보쌈에 방아장아찌를 곁들여 먹는 것도 제격이었다.
 
"이것도 한번 드셔보세요." 박 씨가 접시 하나를 내밀었다. 보기에는 어묵 같은데, 먹어보니 버섯이었다. 새송이버섯의 원통기둥에 오이와 파프리카를 박아 넣어 만든 피클이었다. "속았죠? 손님들이 어묵인줄 알고 있다가 먹고 나서는 다들 놀라시더라구요."
 
박 씨의 설명이 이어지자 정 회장이 "맛있구나, 정성이 가득 들어있구나, 하는 생각만 했는데 설명을 들으면서 먹으니 더 맛있다. 음식 이야기가 참 재미있다"고 말했다. 박 씨가 자신이 차려내는 상은 그런 것이라고 거들었다. "한식에는 우리 고유의 색이 있고, 맛이 있습니다. 그리고 재료의 이야기, 음식을 만들고 함께 나누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지요. 그런 음식을 만들고 싶어요. 경치 좋은 곳에서 편히 쉬면서 지친 몸과 마음도 치유하고, 맛있고 몸에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집. 언젠가는 그런 공간을 꼭 마련하고 싶어요."


▶칠산고가/김해시 이동 714-5. 055-323-2566. 장유 롯데아울렛 가는 길, 다리 건너기 전. 차림/고가상 1만 8천 원. 불고기정식 250g(1인분) 2만 5천 원. 간장게장정식 200g(1인분) 2만 3천 원. 고가임금님상(1인분) 3만 3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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