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8년 6월 18일 김해군 녹산면 산양리(현재 부산 강서구 녹산동) 조그만 마을. 막내 외삼촌이 장가가던 날이다. 요즘은 보기 힘든 전통혼례식 풍경이 펼쳐졌다. 처음에는 엄숙하던 식장이었지만, 누군가의 한마디에 온 동네가 떠나갈 듯한 함박웃음이 터졌다. 근엄하게 서 있던 신랑은 좋아서 입이 귀 밑에 걸렸다. 각시는 좋기는 한데 티를 못 내고 수줍어 다소곳한 표정이다. 모두 너무나 행복해 보인다. 예식이 있던 날은 온 동네 잔칫날이었으며, 정을 한 곳으로 모으는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손님 대접이라고는 국수 한 그릇에 막걸리·부침개가 고작이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코 끝이 찡하도록 그리운 추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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