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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녹차' 10년간 540억 원 투자 … 30여개 제품 개발해 소비자 사로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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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 2013.10.15 15:38
  • 호수 143
  • 4면
  • 김예린 기자(beaurin@gimhaenews.co.kr)

(2)하동녹차에서 배운다

하동군, 2003년부터 발전전략 수립
공동가공시설·연구소·문화센터 건립
명차사업단 개발·마케팅·판매 수행
재배면적 1048㏊에 연 240억원 소득
4년 연속 대한민국 최우수축제 선정
"지자체 노력과 관심 무엇보다 중요"


하동녹차는 '왕의 녹차'라 불린다. '명차'라는 이미지를 심는 데 성공해 전국 차 애호가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동군은 2003년 하동녹차산업의 발전 방향을 세운 뒤 녹차 공동가공시설과 녹차연구소, 차 문화센터 건립 등을 추진했다. 하동녹차는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해 올 9월말 현재 1천48㏊의 재배면적에 연간 240억여 원의 농업소득을 올리는 하동군의 대표 특화작물이 됐다. 올해 18회째를 맞은 하동야생차문화축제는 2008년 이후 4년 연속 대한민국 최우수축제로 선정돼 하동녹차를 전국적으로 알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
 

   
▲ 하동녹차연구소 김종철 책임연구원이 하동차문화전시관에 진열된 다양한 하동 녹차제품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 녹차산업에 10년 간 540억 원 투자

하동에서 차가 처음 재배된 것은 약 1천200년 전이다. <삼국사기>에는 '신라 흥덕왕 3년(서기 828년) 당나라에서 돌아온 사신 대렴공이 차 종자를 가지고 오자, 왕이 지리산에 심게 했다. 차는 선덕여왕 때부터 있었지만 이때에 이르러 성하였다'고 기록돼 있다. 하동군은 "선덕여왕(?~647년) 때부터 이미 차를 마셔왔다"고 주장한다. 지리산 쌍계사 입구에 있는 대렴공추원비에는 지리산 쌍계사가 우리나라의 차 시배지라고 적혀있다. 하동군은 "우리나라 차 문화가 김해에서 시작됐다"는 일부 장군차 전문가들의 주장에 대해 "허황옥과 관련된 차의 전래와 확산은 역사적으로 검증이 안 된 야사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일축한다.
 
10여 년 전만 해도 하동은 특별한 산업이 없던 전형적인 농촌이었다. 1차 산업 위주로 지역경제가 형성돼 있었다. 새로운 소득원 개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던 2002년, 하동군은 지역특화계수(특정 농특산물이 전체 농특산물 생산 중 차지하는 비율)가 45%이던 차를 지역경제활성화의 기반으로 육성하는 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하동은 연평균 13도의 기온과 1천715mm의 강우량을 기록하는 온난다습한 기후 지역이다. 차나무 재배에 최적의 환경적 여건을 갖춘 곳이다. 게다가 전국 최대의 야생차 밭과 가장 오래된 차나무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하동 녹차산업은 고령노동력에만 의존한 탓에 경쟁력이 떨어지고 생산·가공 시설도 모자라 크게 발전하지 못한 상태였다.
 
하동군은 2003년 하동녹차산업 발전 방향을 만들어 5개 분야, 30개 단위산업에 2012년까지 540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2004년 국비·도비·군비 등 사업비 17억 원을 들여 화개면 운수리에 차 체험관을 개설하고, 인근에 차 시배지를 정비했다. 이후 지역 간 균형발전과 재정 격차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별도로 지원하는 예산인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에 공모했다. 2005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지역농업클러스터사업에 선정돼 경상대, 경남농업기술원, 하동차발전협의회, 화개제다 등 11개 기관이 참여하는 하동녹차클러스터사업단을 꾸렸다. 사업단은 이후 3년 간 약 60억 원을 투입해 생산기반조성, 네트워킹 구축, 산업화와 마케팅 등을 지원했다. 2007년에는 사업비 168억 원을 들여 하동녹차연구소를 건립했다. 또 안정행정부의 신활력사업을 통해 찻잎따기, 덖음하기 등 녹차 제조과정을 관광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녹차 체험마을을 운영하고 하동야생녹차문화축제도 열어 하동녹차의 대중성을 더욱 높였다.
 
하동군이 지난 10년 동안 녹차산업에 투자한 금액은 약 420억 원. 지금도 녹차 관련 예산이 매년 15억 원 가량 투입되고 있다. 다양한 시책과 막대한 투자 덕분에 하동녹차는 연간 240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하동의 대표적 특산물로 자리 잡았다. 이에 비해 김해시가 장군차에 투자하는 예산은 연간 2~3억 원. 장군차에 대한 김해시의 관심과 투자가 아쉬운 대목이다.
 
■ 위기는 새로운 기회
하동녹차는 몇 년 전 녹차 농약 검출 파동으로 차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고, 기능성을 내세운 다양한 차들이 차 시장에 등장하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게다가 하동 녹차 재배지는 대부분 구릉지에 위치한데다 녹차재배 농가의 고령화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솥을 이용해 장시간 열처리를 하는 전통적 제다기술을 전수받을 젊은 인력의 부족은 하동녹차사업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복병이다. 급변하는 소비자의 취향과 선호도에 맞춰 녹차제품의 다양성을 추구해야 하지만 한정된 제품만 판매하고 있는 점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하동군청은 문제점을 타개하기 위해 △생산효율성을 통한 비용절감과 품종향상 △친환경인증 농가 확대 △제다업체 간의 상호협력으로 새로운 상품 개발 △맞춤형 녹차제품 생산 시스템 도입 및 녹차 소재 음식 레시피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하동군청 통상교류과 임효원 계장은 "고급녹차의 품질관리를 위해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과 국제인증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 국·내외 유통시장을 개척하고, 새로운 시장의 유행에 맞는 기능성 제품을 개발하는 등의 방법으로 위기를 잘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하동녹차를 살린 녹차연구소
섬진강을 따라 19번 국도를 달리다보면 하동 화개면 부춘리의 하동녹차연구소를 발견할 수 있다. 녹차연구소는 신품종 육성 개발, 녹차활용 제품 개발·생산, 녹차 잔류농약 안정성 검사를 실시한다. 유기농산물, 무농약농산물 인증을 통해 하동녹차의 품질을 보장해줄 뿐만 아니라, 하동녹차 제품 홍보도 맡아 활성화에 애쓰고 있다. 또 차 재배 농민들에게 선진기술과 마케팅 등을 교육하고, 제품 판로 확보를 위해 노력하기도 한다. 장군차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기관이 없어 다른 지역 연구소의 자료를 받아 쓰고, 열악한 차 가공시설에서 차를 생산하는 김해의 현실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하동녹차연구소는 2008년부터는 산업통산자원부의 지역연고산업육성사업(RIS)으로 선정돼 ㈜명품하동녹차사업단을 꾸렸다. 녹차와 녹차가공식품의 개발, 마케팅, 판매를 수행하고 있다. 하동녹차 티백, 하동녹차 라떼, 씹어먹는 녹차유산균, 친환경 녹차 콘크리트, 화장품 등 녹차연구소와 녹차사업단이 개발하고 판매하는 제품은 30여 개를 넘는다. 올해 초에는 하동녹차 티백 제품을 호주에 이어 미주지역에 수출하기도 했다.
하동녹차연구소 김종철 책임연구원은 차 사업이 활력을 띠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자체의 노력과 관심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하동 화개면의 8만 2천㎡ 지역은 2006년 기획재정부로부터 하동야생차산업특구로 지정됐다. 이후 도로교통법, 옥외광고물관리법,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법, 식품위생법에 관한 특례를 얻게 돼 법률적으로 규제가 완화됐다. 특구지정으로 차 생산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특구 지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자체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연구원은 "차 연구소는 전국에 전남 보성녹차연구소와 하동녹차연구소밖에 없다. 김해 장군차는 스토리텔링을 잘 활용하고 고유의 제다방법을 체계화한다면 차 재배지 규모와 상관없이 얼마든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이 기사 취재 및 보도는 경남도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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