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과 관광적인 측면 함께 고려돼야
장군차도 품질관리 잘하면 승산 커
백종우 보성차생산자조합 대표는 1998년 고향 보성으로 귀농해 차 산업에 뛰어들었다. 서울에서 살 때 우유회사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녹차 유통과 품질관리에 힘썼다. 지금 5만 6천198㎡의 차밭을 경영하면서 영농인에게 경험을 전해주고 있다. 아들은 보성다향고등학교를 나와 전남도립대학교 도예다도과에 다니고 있다.
백 대표는 "차 산업이 발전하려면 수제차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차를 만드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덖음차와 증제차다. 덖음차는 손으로 처리하고, 증제차는 기계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많은 사람들이 손으로 만드는 덖음차가 좋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백 대표에 따르면 덖음차와 증제차에는 각각 장·단점이 있다고 한다. 증제차는 항상 일정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색과 모양이 어느 정도 유지되고 향도 일정하게 뽑아낼 수 있다. 덖음차로는 산업화가 어렵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백 대표는 "커피문화의 보급으로 차 생엽을 그대로 끓여서 마시는 사람들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반면 비누, 화장품, 녹차식품 같은 녹차 건강산업은 계속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해는 소량 명품차로 특화하려는 것 같다. 명품차가 되려면 생산량이 어느 정도 확보되고, 브랜드가 강해야 한다. 브랜드가 알려지면 관광객이 늘어나고, 관광객이 늘어나면 차에 대한 믿음이 생겨 차가 더 잘 팔리는 선순환이 일어난다"고 주장했다.
백 대표는 "차의 품질 향상은 온갖 품종을 두루 재배했을 때 이룰 수 있다. 차는 같은 밭에서 나더라도 따는 시점에 따라 품질이 달라지는 섬세한 작물"이라며 "김해와 보성이 속한 남해안 벨트는 차가 자라기에 아주 좋은 땅이다. 김해시가 문화적 자산을 잘 활용한다면 장군차도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농약을 뿌린 녹차는 나쁘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나오는 농약은 뿌리고 나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아무런 해가 없도록 만들어진다. 고추 같은 시설재배 작물은 다 약을 친다. 일본이 비싼 인건비에도 커피와 경쟁할 수 있는 가격의 녹차를 생산할 수 있는 이유는 농약을 적절히 쓰고, 철저한 품질관리를 하고, 사람들이 그것을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백 대표는 "보성 녹차가 잘 팔리는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차밭 관광이 활성화되어있어 농약을 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김해는 농약을 치더라도 철저한 품질검사를 통해 안정성을 입증하면 된다. 보성은 군청의 노력으로 국비를 받아 현대화된 시설을 만들고 인력을 육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이 기사 취재 및 보도는 경남도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이뤄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