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과 관광적인 측면 함께 고려돼야
장군차도 품질관리 잘하면 승산 커


백종우 보성차생산자조합 대표는 1998년 고향 보성으로 귀농해 차 산업에 뛰어들었다. 서울에서 살 때 우유회사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녹차 유통과 품질관리에 힘썼다. 지금 5만 6천198㎡의 차밭을 경영하면서 영농인에게 경험을 전해주고 있다. 아들은 보성다향고등학교를 나와 전남도립대학교 도예다도과에 다니고 있다.
 

▲ 백종우 보성차생산자조합 대표
백 대표는 "차 산업은 산업적인 면과 관광적인 요소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적 측면은 민간과 행정이 힘을 모아서 함께 가는 장기 계획이 필요하다. 그렇게 해서 강한 녹차 브랜드를 만들면 관광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관광을 활성화하려면 볼거리가 있어야 하는데, 시설에만 치중하면 한두 번 찾아온 사람들은 다시 오지 않는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백 대표는 "차 산업이 발전하려면 수제차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차를 만드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덖음차와 증제차다. 덖음차는 손으로 처리하고, 증제차는 기계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많은 사람들이 손으로 만드는 덖음차가 좋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백 대표에 따르면 덖음차와 증제차에는 각각 장·단점이 있다고 한다. 증제차는 항상 일정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색과 모양이 어느 정도 유지되고 향도 일정하게 뽑아낼 수 있다. 덖음차로는 산업화가 어렵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백 대표는 "커피문화의 보급으로 차 생엽을 그대로 끓여서 마시는 사람들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반면 비누, 화장품, 녹차식품 같은 녹차 건강산업은 계속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해는 소량 명품차로 특화하려는 것 같다. 명품차가 되려면 생산량이 어느 정도 확보되고, 브랜드가 강해야 한다. 브랜드가 알려지면 관광객이 늘어나고, 관광객이 늘어나면 차에 대한 믿음이 생겨 차가 더 잘 팔리는 선순환이 일어난다"고 주장했다.
 
▲ 보성의 대한다원 내 쉼터. 다원은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풍부해 또하나의 수입원이 되고 있다.
백 대표는 "차의 품질 향상은 온갖 품종을 두루 재배했을 때 이룰 수 있다. 차는 같은 밭에서 나더라도 따는 시점에 따라 품질이 달라지는 섬세한 작물"이라며 "김해와 보성이 속한 남해안 벨트는 차가 자라기에 아주 좋은 땅이다. 김해시가 문화적 자산을 잘 활용한다면 장군차도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농약을 뿌린 녹차는 나쁘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나오는 농약은 뿌리고 나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아무런 해가 없도록 만들어진다. 고추 같은 시설재배 작물은 다 약을 친다. 일본이 비싼 인건비에도 커피와 경쟁할 수 있는 가격의 녹차를 생산할 수 있는 이유는 농약을 적절히 쓰고, 철저한 품질관리를 하고, 사람들이 그것을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백 대표는 "보성 녹차가 잘 팔리는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차밭 관광이 활성화되어있어 농약을 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김해는 농약을 치더라도 철저한 품질검사를 통해 안정성을 입증하면 된다. 보성은 군청의 노력으로 국비를 받아 현대화된 시설을 만들고 인력을 육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이 기사 취재 및 보도는 경남도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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