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생 부위가 광범위한 구강암은 정기적인 검진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하우헌 갑을장유치과의원 원장이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흡연·음주가 주원인 … HPV도 일으켜
혀·점막·잇몸·입천장·편도·턱뼈 등
입 안 어디든 발생하며 은밀하게 번져
궤양·발치 염증 지속 땐 진단 필요
양성종양과 물혹도 안면마비 등 유발
입 안 상태 스스로 체크 습관 가져야


말하고 숨쉬고 먹고 웃고 노래하는 인간의 입은 다른 동물들에 비해 훨씬 많은 역할을 한다. 그러나 어느날 순식간에 이런 행복을 앗아가는 것이 있다. 별다른 자각 증상도 없이 입속에서 은밀하게 자라는 '침묵의 암'. 바로 구강암이다. 혀나 점막, 잇몸과 입천장, 편도와 턱뼈까지 입 안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발생 부위 또한 광범위하다. 원인으로는 흡연과 음주가 대표적이며 자궁경부암과 관련된 인유두종 바이러스도 구강암을 일으킨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입 안에서도 암이 발생한다는 사실조차 모르기 십상이다. 해마다 발병률이 증가하며, 발병 이후 5년 이내 사망률이 40%에 이르는 현실은 이를 대변한다. 입 안에서 은밀하게 자라는 공포의 암, 구강암은 어떤 병인지를 알아보자.
 

■ 입병인 줄 알고 방치 쉬워

▲ 화살표 부분은 구강 편평상피세포암(악성종양)을 나타낸다.
구강암은 혀에 생기는 설암과 침샘에 생기는 침샘암, 혀 밑부분에 생기는 구강저암, 턱뼈나 안면부 근육 또는 잇몸 등에 발생하는 암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대부분의 암이 그렇듯 구강암 또한 발병 초기엔 특별한 증상이 없다. 설령 환자 스스로가 느낄 만큼 증상이 나타났다 하더라도 대부분 가벼운 입병쯤으로 여기기 쉬워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입 안에 생긴 염증이 3주 이상 지속되거나 특정 치아가 갑자기 흔들리는 경우, 치아를 뽑은 자리에서 염증이 지속되거나 아랫입술의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 등이 나타나면 구강암을 의심하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구강암을 구별하는 주요 증상은 나아지지 않는 입 통증 또는 궤양이 대표적이다. 또 조직의 일부가 지속적으로 변색되거나 이물감 또는 뺨이 두꺼워진 느낌, 계속되는 인후통, 씹거나 삼키기 어려움, 흔들리는 치아, 혀 또는 일부의 감각이상, 치아나 턱 주변의 통증, 이유없는 체중감소, 틀니가 잘 맞지 않아 턱이 붓는 턱 부종, 목에서 만져지는 덩어리, 지속적으로 목에 뭔가 걸린 듯한 느낌 등이 있다.
 
갑을장유치과의원 하우헌 원장은 "구강암은 잇몸과 점막 상피세포에서 생기는 편평상피세포암이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구강암 중 70~80% 이상을 차지한다"며 "구강 표면 세포가 지속적인 자극에 노출돼 성장이 적절하게 조절되지 않을 때 발생하는데, 종양이 성장함에 따라 덩어리나 궤양을 형성할 수도 있고 하얗거나 변색된 표층의 패치 형태로 통증을 일으키며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 원장은 또 "편평상피세포암을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종양이 성장해 주변 연부조직이나 뼈까지도 파괴할 수 있다. 또 심해지면 입 안의 임파선으로 퍼지며, 온 몸의 다른 기관으로까지 전이된다"고 설명했다.
 

■ 이에도 암이 생긴다?
입 안에는 주로 음식을 씹는 기능을 담당하는 치아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근육과 혈관, 신경 및 침샘, 입 안 전체를 감싸는 점막과 잇몸을 구성하는 상피조직, 그 밑부분의 결합조직 등이 있으며, 각각의 조직에서 발생하는 종양들도 다양하다.
 
악성 종양은 흔히 알고 있는 암으로 가까운 정상조직으로 침투가 가능하고 다른 장기로의 전이가 가능한 반면 양성종양은 그렇지 않다. 입안에 발생하는 양성종양의 종류는 많지만 이중 비교적 발생빈도가 높고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치아 발생과 관련된 조직에서 기원하는 치성 양성종양과 치아와 관련된 낭종(물혹)이 있다. 이들은 대부분 엑스레이 상에서 간단히 진단할 수 있다.
 
▲ 검정색 화살표 부분이 함치성 낭종(물혹)을 가리킨다.
양성종양이라 하더라도 발병 부위가 너무 커질 때까지 방치하게 되면 안면비대칭이나 일상적인 활동 중에 턱뼈가 부러지는 상황까지 생길 수 있다. 또 특별한 증상 없이 서서히 악골 내에서 커지는 경우가 많아 치과 방사선 검사 중에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우헌 원장은 "환자들 중에는 이가 아파서 왔는데 구강 전체가 나오는 치과용 파노라마를 촬영하면 의아해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혹시 생겼을지 모를 낭종(물혹) 등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가장 유용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 치료 및 평소 관리법
가장 중요한 치료 방법은 종양과 종양이 침범한 주변 조직을 함께 제거하는 것이다. 그러나 수술 부위가 얼굴과 목 부분인 만큼 환자에게 부담이 크다. 수술 후 얼굴의 변화가 생기기도 하고 말을 하거나 음식을 먹는 데 어려움이 따르는 기능적 장애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강암 수술에서는 암을 제거하는 수술과 함께 구강의 기능과 미적인 부분을 재건하는 수술도 함께 이뤄진다. 환자의 다른 피부나 뼈, 살 등을 떼어 수술 부위에 연결해 구강 기능과 미적 재건을 돕는다.
 
방사선 치료는 임파선 전이가 있거나, 진행된 암인 경우 재발률을 낮추기 위해 시행된다. 또 수술 후 남아 있는 암세포를 제거하기 위해서도 시행된다. 항암제를 이용한 항암치료는 수술 전 종양의 크기를 줄이기 위해 시행하거나 수술 후 임파선 전이가 심하거나 진행된 경우 방사선 치료와 함께 보조치료로써 함께 시행된다.
 
구강암의 가장 큰 위험요소는 흡연과 음주이다. 흡연과 음주는 실과 바늘의 관계이므로 두 가지를 오랫동안 함께 해왔다면 위험도는 훨씬 높아진다. 따라서 적어도 1년에 한 번 정도는 입 안에 이상이 없는지를 살펴 구강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하우헌 원장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이를 닦은 후 밝은 조명 아래에서 거울을 통해 입 안을 체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며 "2~3주 이상 낫지 않고 계속되는 백색이나 적색의 궤양이 있다면 그 즉시 치과 상담을 받아보는 게 현명하다"고 말했다.


도움말:갑을장유치과의원 하우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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