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림면 마사리에 오토캠핑장이 개장한다는 소식은 올해 초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알려졌다. 당초 김해시가 밝힌 개장 시기는 지난 7월. 그런데 날씨가 쌀쌀해진 지금까지 캠핑장은 아직도 문을 열지 않고 있다. 캠핑마니아들은 오토캠핌장 개장 소식을 기다리다 올 여름을 그냥 보내버렸다.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기 위해 캠핑장을 찾아가봤다.

오토캠핑장 입구에 플래카드가 하나 붙어 있었다. 김해시가 설치한 것이었다. 문장이 서툴지만 고치지 않고 적혀 있는 그대로 내용을 옮겨보면 이렇다.

'최근 일부 캠퍼들이 캠핑장에 무단 진입하여 공공시설물 파손이 급증하고 있어 경찰서에 수사 의뢰 중으로 적발 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개장 전까지 절대 출입을 금지합니다.'

오토캠핑장이 개장도 하기 전에 일부 몰지각한 시민들 때문에 엉망이 되는 바람에 김해시가 오토캠핑장 출입을 차단한 뒤 훼손 용의자를 잡아달라고 경찰에 부탁했다는 것이다.

김해중부경찰서에 어떤 내용으로 수사를 하고 있는지 물어봤다. 그런데 "그런 수사의뢰가 들어온 적이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어떻게 된 일인지 김해시 담당부서에 전화를 걸었다. 담당 공무원의 답변은 당황스러웠다. 경찰서에 수사의뢰를 한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는 "캠핑장 개장이 늦어지니까 최근 일부 시민들이 무단으로 들어오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많은 예산을 들여 만들어 놓은 시설물이 개장 전에 파손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시민들에게 경각심을 주고자 그런 문구를 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가로등 한 개의 아랫부분이 찌그러져 있는 게 발견됐지만, 다른 시설물 파손 사례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큰 문제는 없지만 오토캠핑장 출입을 막고 시민들에게 주의를 주기 위해 현수막을 걸었다는 것이다.

시설이 완공된 뒤 정식 개장하기 전에 일부 시민들이 몰래 들어가 시설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에 시설물 출입을 차단할 수 있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다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파손되지도 않는 시설물을 파손됐다고 하고, 범인을 잡기 위해 수사 중이라는 거짓말까지 하면서 마치 김해 시민들이 몰지각한 사람들인 것처럼 오도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지나친 일이다. 정말 시설물 보호에 목적이 있었다면 문구를 이렇게 해야 하지 않았을까.

'캠핑장 조성공사 지연으로 개장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안전사고 및 시설물 훼손 우려가 있으니, 정식 개장 전에는 출입을 금지합니다.'

지금이라도 플래카드를 떼거나 문장을 고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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